[김상철 칼럼] ​미국의‘America First' vs 중국의‘中國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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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26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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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 ]

[김상철 前 KOTRA 베이징/상하이 관장] 요즘 국제정치에 있어 가장 큰 화두는 질서의 재편이다. 미국이 자국 이익 챙기기에 급급한 사이 중국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더 속도를 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일대일로(一帶一路)’프로젝트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이는 중국 시진핑 정권이 내세우고 있는 ‘중국의 꿈(中國夢)’과 직접 연결되어 있는 중화(中華)주의로의 회귀이다.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신(新) 실크로드를 주도함으로써 미국과 대등한 위치의 패권국가 반열에 오르겠다는 야심이다.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특히 유럽 국가들에게 공을 들이고 있다. NATO 방위금 분담과 파리기후협약 탈퇴라는 초강수로 야기된 미국과 유럽 간의 균열을 파고드는 틈새 전술을 구가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아시아 국가들에게 강온 전략을 번갈아 구사하면서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형태를 취한다. 그 대상으로 대표적인 국가가 한국이다. 중국의 이익에 반하는 주변국에 대해서는 위협을 가하면서 글로벌하게는 상대를 윽박지르는 미국과 대조적인 평화적 제스처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으로서는 시의적절한 선택인 셈이다.

미국 우선주의라는 이기적 계산에만 몰두하고 있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일련의 행보가 중국으로서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특히 미국이 전통 우방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껄끄러운 시비를 걸고 있는 것도 호재임에 틀림이 없다. 중국은 차이나머니라는 자금력과 세계의 시장이라는 거대시장을 무기로 경제 회복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세계 각국에 지속적으로 미끼를 던지고 있다. 미국과 등을 돌리고 있는 국가들이 중국의 접근에 쉽게 동요하고 있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기도 하다. 미국이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를 내팽개침으로 인해 중국이 대항마로 내세운 RCEP(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가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인프라 확충을 위한 중국의 자금 흡입과 회원국들의 중국 시장 접근에 대한 편이성 등을 내세워 연말꺼지 속전속결로 타결을 밀어부칠 것으로 예상된다. 회원국은 ASEAN 10에 중국, 일본, 한국,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 16개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본이 미국이 손을 놓은 TPP의 불씨를 살리려는 시도를 해보고 있지만 아무래도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사사건건 반(反) 오바마 노선을 확실히 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역대 미국 대통령의 그것과 비교해 볼 때 매우 이질적이면서도 변칙적이다. 어디로 공이 튈지 전혀 예측이 불가능하다. 워싱턴 정계와는 거리가 먼 철저한 이웃사이더로 전형적인 사업가적 기질을 유감없이 보이고 있는 트럼프의 노선에 대해 미국 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비난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전형적인 트럼프식 포퓰리즘이다. 미국의 위상이 어떻게 되든 자기에게 표를 몰아준 유권자들의 입맛을 우선적으로 맞추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대로 4년이 지나면 미국의 국제적 위상이 망가지고 상대적으로 중국의 힘이 상대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미국 내는 물론이고 국제적인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 이익만을 우선시 하겠다는 트럼프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국 국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여론 지지율이 30∼40%를 오르락내리락 할 정도로 저조하지만 그의 뚝심은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가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America First'라는 기존의 신념을 유지하면서 그것이 바로 미국 중심의 질서 재편이라는 기조에 큰 변화의 조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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