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문재인 시대 개막...대통합의 시대정신 구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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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1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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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식 부국장 겸 정치부장]


문재인 시대가 열렸다. 시민의 시대가 열렸다. 문재인 19대 대통령은 9일 당선이 확정된 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저를 지지하지 않은 분들도 섬기는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도 했다.

우리는 그동안, 신임 대통령이 국민의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말을 당선 일성(一聲)으로 들어야 하는 나라에, 살고 있었다. 이상한 나라였다. 그래서 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가 겨울 찬바람과 눈보라를 견뎌야 했다.

시민들은 결국 새 시대를 열었고, 시작 지점에 문 대통령이 자리를 잡았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불신과 반목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 시민들은 이번 대선을 통해 선택한 것은 시대정신(時代精神)은 소통과 화합이다. 대통합이야말로 시대정신이다. 짧았던 이번 대선의 특징은 TV 토론의 영향력 증대와 SNS 소통 활성화다.

이로 인해 이전 선거와 달리 면대면(面對面) 유세가 크게 줄면서 ‘뉴미디어 선거’로 치러진 것은 우리 시대상의 반영이다.새 대통령은 시대상을 반영한 선거 과정을 다시 한 번 더 살펴봐야 한다. 그 속에서 불신과 반목을 끝낼 해법(解法)을 찾아야 한다.

새 대통령은 시민의 요구인 해방 이후 쌓인 사회적 적폐 청산을 약속했다. 이 과정에서 기득권의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 접근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홍위병식의 밀어붙이기가 아닌 소통과 설득의 방법으로 적폐 청산을 해나갈 때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송문희 더공감정치연구소장은 “적폐 청산과 통합은 서로 다른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송 소장은 “진정한 개혁을 통한 국민통합이 새로운 시대정신이며, 이를 위해서는 협치의 국정운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따라서 대(大) 탕평책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계완 정치평론가 역시 이 부분에 주목해 “새 대통령은 국무총리 지명에서 첫 번째 국정운영의 활로를 찾아야 한다”며 “협치의 실천을 위해 국회에 총리 추천권을 과감하게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평론가는 “내가 쓰기 좋은 총리가 아니라 상대가 추천하는 총리를 합의해서 앉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새 대통령의 공화주의적 국정운영 방식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당과 국회에서 의원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숙의민주주의가 제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 교수는 특히 “그동안 당정관계와 대 국회관계에서 관행화된 일방적이고 제왕적인 국정운영과 절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성수 시사문화평론가도 "당선이 되더라도 의회는 여당이 장악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대화와 타협을 통해 배려와 상생의 하모니를 일구어내야 한다. 협치는 국민의 명령이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내 방식만이 옳고 다른 방식은 제거시켜야 한다는 블랙리스트의 사고를 뿌리 뽑고, 어떤 의견도 내놓을 수 있는 용광로 같은 광장의 사고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경제도 외교도 함께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새 대통령은 이들 전문가들이 제시한 협치의 구체적인 방법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새 대통령은 새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잘못된 과거와의 절연이 필수적이다. 그 잘못된 과거에는 사람뿐 아니라 제도도 포함된다.

협치는 전문가들 뿐 아니라 거리에서 만난 일반 시민들도 가장 강조한 대목이다. 따라서 새 대통령은 중국의 고사에 나오는 격양가(擊壤歌)를 시민들이 부르게 하는 정치를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

새 대통령은 앞장서서 시민을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시민과 더불어 만들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통’이 중요하다. 그 소통은 나와 남을 가르는 것이 아닌 대통합 혹은 대화합의 방식이 되어야 한다.

새 대통령은 시민들과 소통하고 그 소통의 결과를 토대로 협치를 실천해야 한다. 그것을 통해 자연스럽게 과거와의 절연 혹은 적폐 청산에 나서야 한다.

시민들은 ‘이게 나라다’라는 자부심을 갖는 시대를 염원한다. 새 대통령은 새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맨 앞자리에 섰다는 것을 임기 내도록 잊지 말아야 한다.

[박원식 부국장 겸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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