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브라질 동포 만난 李 "국가, 여러분 어려움 해결하기 위해 있는 것"

  • 상파울루서 200여명과 오찬…공관에 '많이 만나고 들으라' 지침

  • 이민 1세대 등에 감사패…"조국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더 노력"

  • 잦은 순방 배경도 설명…"임기 초 정상외교, 경제협력에 도움"

이재명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브라질 동포들을 만나 “각국 재외공관에 현지 동포들을 많이 만나고 의견을 많이 들으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브라질을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상파울루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오찬간담회에서 “국가가 왜 존재하겠느냐. 여러분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상파울루는 남미 최대 규모의 한인사회가 자리한 곳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브라질한인회와 리우데자네이루 지역 한인회 등 주요 동포단체 관계자를 비롯해 경제·법조·교육·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한인사회 구성원 약 200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대사와 총영사들에게 해당 지역의 재외동포와 재외국민을 많이 만나라고 권하고 있다”며 “재외공관에 있으나 마나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많이 만나고 많이 들으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현지 정부·제도와 관련한 애로사항은 외교 경로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외교적인 경로를 통해 시정을 요청하면 여러분이 직접 민원을 제기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문제가 해결되거나 완화될 수 있다”며 공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동포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일상적으로 제시하면 정부도 이를 해결하거나 완화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여러분의 말씀을 잘 들어 재외국민 정책에 최대한 반영하고 외교정책에도 유용하게 활용하겠다”고 재차 약속했다.
 
동포간담회를 일방적으로 진행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과의 간담회라고 하면 와서 밥을 먹고 대통령이 자기 할 말만 한 뒤 헤드테이블의 몇몇 사람과 이야기하다 가버리는 경우가 있었다”며 “여러분은 ‘밥 먹으러 동원된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참석자들에게 현지 생활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과 정부에 바라는 점을 자유롭게 이야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임기 초부터 해외 순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정상들 간 만남은 경제협력과 안보협력, 민간 교류에 크게 도움이 된다”며 “형식적으로 한 번 방문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신뢰를 쌓으면 현지에 진출한 기업과 교민, 수출 기업들의 상황이 신속하게 개선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임기 후반이나 끝에 가서 새로운 계기를 만들면 크게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며 “임기 초에 최대한 많은 나라를 방문하고 국가 간 관계를 정상화하거나 더 심화하기 위해 많이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는 1963년부터 시작된 브라질 한인 공식 이민사를 약 3분 분량으로 압축한 다큐멘터리 상영으로 시작됐다. 동포들이 낯선 환경에 정착해 한인사회를 일군 과정과 세대별 변화가 영상에 담겼다.
 
이 대통령은 6·25전쟁 이후 전쟁포로로 브라질에 정착한 동포와 독립유공자 후손, 1세대 농업이민 동포들에게 대통령 명의의 감사패를 직접 전달했다.
 
감사패에는 “낯선 이국땅에서도 조국을 잊지 않았고, 귀하의 땀과 인내, 헌신이 동포사회의 단단한 뿌리와 후손들의 디딤돌이 됐다”는 뜻이 담겼다.
 
김브루노(한국명 김범진) 브라질한인회장은 환영사에서 “63년 전 농업이민으로 브라질에 정착한 선배 이민자들의 노력 위에 현재 3세대 젊은이들이 살아가고 있다”며 브라질 한인 이민의 역사를 소개했다.
 
김 회장은 “브라질 동포사회가 한국인의 자부심을 지키며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고국의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 한인사회에 대해 “브라질과 한국의 협력 역사는 여러분의 존재와 삶 그 자체로 인해 더욱 깊이 연결되고 있다”며 “두 나라의 언어와 문화, 시장과 사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동포들이 양국을 잇는 든든한 가교”라고 강조했다.
 
이어 1956년 먼저 브라질에 정착한 51명의 동포가 1963년 시작된 정부의 공식 농업이민단 정착을 돕는 밑거름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초기 이민자들이 농장을 개척하고 상파울루의 의류·봉제업에 진출해 브라질 섬유·패션 산업의 한 축으로 성장한 역사도 언급했다.
 
또한 “브라질 한인사회가 지난 60여년 동안 이룬 것은 경제적 성취만이 아니다”며 “성실하게 일하면서 한국인에 대한 신뢰를 브라질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리게 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상파울루 한인사회가 전개한 ‘우리 가게 앞, 우리가 깨끗이’ 캠페인을 거론하며 “한인타운의 풍경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인식까지 크게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상파울루주가 ‘한인 이민의 날’과 ‘한국 문화의 날’을 공식 기념일로 지정하고 ‘한글의 날’까지 제정한 것도 브라질 사회가 한국 동포를 신뢰하고 존중한다는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정상회담을 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안부도 전했다.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이 동포 여러분을 만나면 안부를 전해 달라고 했다”며 “룰라 대통령은 ‘세상에 노동자 경력을 가진 대통령은 당신과 나밖에 없다. 어려움을 경험한 두 사람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자’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어진 자유발언에서는 권홍래 한인사회발전후원회장과 스타트업 클라비(KLAVI)의 이재명 최고운영책임자(COO), 홍보미 한인의사협회 부회장이 현지 활동 경험과 정부에 바라는 점을 전했다.
 
권 회장은 “대한민국과 브라질 간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고 브라질 동포사회의 도약과 차세대 성장을 위해 고국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클라비의 이재명 COO는 세제 개혁과 인공지능·로봇 중심의 재산업화가 진행되는 브라질에서 한인 청년들이 새로운 창업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건의했다. 동포사회의 기반을 마련한 이민 1세대에 대한 모국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도 요청했다.
 
홍 부회장은 “부모님이 한글학교를 운영하며 한국어를 가르쳐 준 덕분에 브라질 사회에서 의사로 성장한 뒤에도 동포사회를 위한 봉사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며 “상파울루 동포사회는 따뜻한 연대정신을 바탕으로 브라질 주류사회에 진출해 당당히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공연에서는 가야금 병창과 성악으로 ‘바람의 노래’, ‘25현 아리랑’, ‘내 나라 대한’ 무대가 펼쳐져 간담회의 의미를 더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여러분이 조국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며 “또 언제 만나게 될지는 모르지만 늘 희망을 품고 행복한 삶을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의 기념촬영 요청에도 응했다”며 “간담회는 오찬과 자유로운 의견 청취, 문화공연 등을 포함해 약 1시간40분 동안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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