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순칼럼]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총성없는 ‘빅딜전쟁’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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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3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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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화통신]



지난 4월 7일 지구촌의 관심을 모았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은 공동성명과 공동 기자회견도 없이 싱겁게 끝났다. 양국 정상은 향후 협력을 위해 ▲외교안보대화 ▲전면적인 경제대화 ▲법집행 & 인터넷안보대화 ▲사회 & 인문대화라는 4가지 미중 고위급 대화기제의 운영에 합의했다. 특히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향후 ‘100일 계획’을 추진한다고 한다. 소위 ‘전통안보’와 ‘비전통안보’가 융합된 미중간 ‘종합안보대화기제’의 향후 운영에 대해 중국은 얼마나 준비되어 있을까?

◆‘대립’보다 ‘협력’을 먼저 선택한 미중관계의 실험은 지뢰밭

선거 유세부터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트럼프는 이번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서 특유의 강경함과 유화적인 태도를 모두 선보였다. 회담 중에 전격적으로 진행한 ‘시리아 공습’이 ‘북핵문제’ 해결과 연관이 있고, ‘북핵문제’는 중국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미중간 대화를 제안했다. 미중관계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대립’보다는 ‘협력’을 먼저 선택한 셈이다.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의 강공을 잘 방어했고 특히 시간을 벌었다는 의미에서 중국은 이번 회담에 대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한다. 중국의 트럼프에 대한 긴장감은 오바마 시대와는 전혀 다르다.

건국이래 늘 방어적이었던 중국은 개혁개방과정에서 누적된 성장의 힘을 기반으로 이른바 ‘시진핑 글로벌전략 시대’를 열었다. 오바마 시대에 비교적 성공적인 출발을 선보인 시진핑 주석은 예측불가의 협상가이자 승부사인 트럼프의 등장으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중국이 우선 시간을 벌었다지만, 트럼프의 성격상 결코 많은 시간을 주지는 않을 것 같다. 또한 미국과 합의한 4가지 고위급 대화가 과연 원만한 결과를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제대로 진행될 수나 있을지도 의문이다. ‘충돌’을 피하기 위해 도처에 깔린 지뢰밭을 어떻게 서로 피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 누적된 대립 요소들은 모든 영역에 다양하게 존재한다.

◆트럼프 경제정책의 방향에 대한 중국의 진단과 대응

트럼프는 선거 기간에 ‘위대한 미국의 부흥’을 위해 ‘미국우선주의’에 근거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예고했다. 5000억에 달하는 미국의 연간 무역적자에서 절반 이상을 중국이 차지한다. 트럼프는 선거 유세 기간부터 중국에 대해 고관세 적용, 환율조작국 선정, 위안화 절상 유도등 이미 강력한 무역 보복 정책을 언급했다. 트럼프는 취임 이후에도 끊임없이 무역불균형에 대한 수정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고, 물론 중국이 1순위 목표이다.

중국 상하이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연구소의 쉬밍치(许明棋) 교수는 4월 8일 위챗 기업계정(國關國政外交學人)에서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쉬교수는 트럼프의 경제정책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으로 ▲무역보호주의 풍조 유발 ▲세계화 추세의 침체 유발 ▲30여년 유지한 글로벌 저 인플레이션 종결 ▲글로벌 금융시장의 동요를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중국이 ▲다수의 국가와 협력하여 세계화의 기본 추세와 공동이익 추구 유지 ▲주변국 및 관련국과 ‘일대일로(一帶一路)’의 국제협력 추진 ▲국내 개혁개방의 신속한 촉진과 투자환경 개선 ▲금융안보 시스템 강화로 외부의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외에도 나름대로 준비하겠지만, 트럼프식 공격에 대한 중국의 대응책이 신통치 않아 보인다. 공정한 룰로 진행된다고 해도 체급이 다른 경기가 제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게다가 협상 승부사인 트럼프의 공격은 복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중국의 고전(苦戰)은 벌써 명명백백하다.

◆중국의 아킬레스건, ‘북핵문제’를 선택하라는 트럼프의 강공

중국은 이제 그동안 미루고 미루었던 한반도 문제에 대해 어쩔수 없는 선택을 해야만 할 시간이 온 것일까? 필자의 중국 위챗 SNS 논쟁도 뜨겁다. “(시주석께서) 미국 다녀온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부터 재촉하나”, “트럼프는 기본 예의도 없다”는 등의 불만이 난무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1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북핵문제에 성의를 보일 경우, 대중 무역적자 문제가 쉽게 풀릴 것”이라고 밝혔다는 보도이다. 또한 12일(현지시간)에는 시진핑 주석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이 생각에 대한 중국의 선택을 재촉했다고 한다.

중국이 ‘북한 비핵화와 미북 평화협정 체결’이라는 ‘쌍궤병진(雙軌幷進)’과 ‘북한 핵동결과 한미 군사훈련 중단’이라는 ‘쌍중단(雙暫停)’으로 트럼프의 공세를 피해보려 하지만 트럼프는 이를 외면했다. 트럼프는 “만약 중국이 도와준다면 문제가 쉽게 풀리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미국 독자적으로 풀 것”이라며 중국을 강력하게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도처에서 미국과 총성없는 ‘빅딜 전쟁’을 감내해야 한다. 문제는 이 ‘빅딜’ 영역이 트럼프의 전문영역, 즉 그의 전장(戰場)이라는 점이다. 수세에 몰린 중국은 강요된 선택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중이다. 삼십육계의 세번째 계략인 ‘차도살인(借刀殺人)’ 즉 “남의 칼을 빌려 적을 죽인다”는 표현이 최근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건곤일척(乾坤一擲)과도 같은 위기에서 미래를 준비해야

북핵문제에 대한 트럼프의 임계점은 분명 초과했고, 중국의 임계점도 마지노선에 걸쳐있다는 생각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은 트럼프의 다음 선택에 중국도 분명 일정한 역할을 할 것으로 필자는 예상한다. 북핵문제에 대한 미중 빅딜 과정에서 우리의 선택도 포함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김상순 동아시아평화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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