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순칼럼]중국의 롯데 압박은 양날의 칼, 감정적 보복은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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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12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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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이두캡쳐]



오랜 논란끝에 2월 27일 롯데가 이사회에서 국방부와 사드부지 교환 안건을 통과시켰다. 다음날 롯데는 국방부와 토지 교환 계약을 체결했고, 이에 중국은 즉시 롯데그룹을 선두로 한국에 대해 각종 보복을 진행중이다. 중국은 몇 년간 공들였던 소프트파워 글로벌 전략보다 급속히 성장한 ‘근육’을 자랑하고 싶은 것일까? 경제•사회•문화는 물론 정치•외교 분야에서 지난 25년간 세계 외교사에서조차 성공적이고 기적적이며 가장 모범적인 발전 모델로 평가되던 한중관계는 마지막 남은 안보분야에서 결국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정경분리 원칙이 한중관계의 시작이고 성공의 원동력

지금까지 언론에 발표된 롯데에 대한 중국의 각종 보복(혹은 보복의심)은 3월 3일까지 겨우 4일만에 놀랄 정도로 다양하다. ▲한국내 롯데면세점 홈페이지 해킹 ▲롯데 중국 홈페이지 불통 ▲중국내 롯데 유통 매장 일제 점검 ▲롯데 식품 중국 온라인 쇼핑몰 재입점 심사 탈락 ▲산동성 롯데 사탕에서 금지된 첨가제 적발 이유로 소각 조치 ▲중국 두부 스낵회사 롯데마트에 자사 상품 공급 중단 ▲중국 싱크탱크 차하얼학회 롯데호텔 예약 취소 ▲롯데와 롯데 거래처 모든 리스크 부담의 중국 은행 불공정한 신용장 발급 조건 변경 조치 ▲중국당국의 롯데 유통매장 옥상 네온사인 간판과 입구 앞 광고 철거 요구 ▲롯데 중국 철수 문구 부착 자동차의 롯데 유통사 매장 입구 주차 ▲안후이성 우후(芜湖)시 무선관리처의 롯데마트점 불법 무선신호 사용 무전기 30대에 대한 2만 위안 벌금 처분 ▲지린성 장난(江南) 롯데마트 매장 앞 주민 10여명 “롯데 중국을 떠나라”는 비난 플래카드 시위 ▲롯데백화점 선양(沈阳)점 앞 “한국사드 반대, 중국에서 사라져라”라는 1인 시위 ▲롯데 상품 불매운동 선동 ▲롯데 백화점 주차장에 주차된 한국산 차량 파손 ▲징동닷컴(JD.com) 롯데마트관 일방적 폐쇄 ▲중국 온라인 3대 배달업체 메이퇀(美团)•바이두(百度)•와이마이(外卖) 롯데 관련업체 서비스 중단 및 계약 해지 요구등이 있다. 이후에도 이와 유사한 일들은 현재까지 진행중이고, 중국내 99개의 롯데마트에 대한 영업정지는 8일 현재 55개 영업장으로 확대되었다. 중국은 정경분리가 한중관계의 시작이자 성공의 원동력임을 잊으려는가?

◆중국의 롯데 보복은 양날의 칼, 감정적 보복은 부메랑

중국 내 롯데 유통 계열사는 5개 백화점, 16개 슈퍼마켓, 99개 마트, 12개 영화관(92개 스크린)이고, 중국내 생산기지가 있는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케미칼, 롯데알미늄을 포함 무려 24개 계열사 약 2만 6000여명의 중국인이 근무한다는 보도이다. 롯데는 물론 한국 기업이지만, 그러나 한편으로는 중국인들의 생활 터전이기도 하다. 중국내 유통사업에서 막대한 적자인 롯데마트가 만약 중국이 원하는 대로 중국을 떠나면, 적어도 약 12000여명의 롯데마트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는다. 중국의 보복이 강화되어 롯데그룹이 중국 사업을 접을 경우 2만6000여명의 중국 직원들은 어찌되는가?

상무부 쑨지원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사드 배치를 강력히 반대하나 중국은 한국기업의 투자를 환영한다”고 했다. 한국기업이 계속 안심하고 투자할까? 또한 “중국은 외국기업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장하지만, 중국에서 합법적인 경영을 전제로 한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은 물론이고 국제사회가 이 말을 믿어줄까?

중국은 한국 여행도 전면 금지했다고 한다. 한국의 중국 관광객은 중국 내 외국 관광객에서 1~2위를 차지한다. 한국인들은 이와는 상관없이 계속해서 중국으로 여행을 갈 것인가? 중국 여행을 예약했던 많은 한국인들이 예약 취소에 대한 비용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예약을 취소하거나 예약 취소를 고민하며 여행사에 안전 여부를 문의하고 있다는 보도이다.

중국 언론들은 “롯데뿐 아니라 삼성과 현대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위협한다. 게다가 중국의 일부 네티즌들은 가짜 뉴스를 조작하며 반한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인을 식당에서 내쫓는다거나, 택시 요금을 정상보다 더 요구하거나, 심지어 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22년여를 중국 대륙에서 생활한 필자조차도 난감한 심정을 감추기 어렵다.

중국의 롯데보복에 대한 심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러나 감정적 보복은 양날의 칼이다. 감정조절을 하지 못하면 대국이 될 수 없고, 감정적인 조치들은 부메랑처럼 되돌아 온다는 사실도 중국은 고민해야 한다. 정치 외교 안보문제를 경제 보복과 여론을 통한 각종 간접 보복을 행하는 화풀이식 항의는 적당한 선에서 멈추어야 한다. 화풀이가 순간적으로는 효과적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국제 신뢰도 하락으로 더 큰 유•무형의 손상을 입는 쪽은 결국 한국이 아니라 중국이다.

국제사회는 지금 중국을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 중국의 글로벌 파워 성장에 대한 목표는 국제 신뢰도 하락이라는 도전에 직면했다. 그래서 필자는 중국의 감정적 조치들을 더욱 걱정하는 것이다.

◆한중관계 발전의 성공동력은 ‘정경분리원칙’

지난 2월내내 베이징에서 진행되었던 봉황위성 TV방송 토론, 특강, 언론 인터뷰 및 중문칼럼에서 필자는 사드갈등에 대한 한중간의 비공개 안보대화를 통한 출구전략을 논해야 할 시점임을 반복하여 강조했다. 회의와 포럼 참석으로 서울에 잠시 와 있는 사이에도 중국 언론의 각종 인터뷰 요청에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점도 ‘한중 사드갈등에 대한 출구전략 필요성’과 ‘정경분리원칙’이다.

이 논조는 작년 1월 13일 박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안보와 국익에 따라 사드를 검토”하겠다는 발언에 이어, 2월 7일 한미간 사드배치에 대한 공식 협의를 진행한다는 발표 이후 줄곧 필자가 유지해 온 입장이다.

요약하자면, 필자는 “한중은 안보분야에서 외부요소인 북핵문제와 사드문제로부터 피동적인 피해자”임을 강조했다. 또한 한중간의 비공개 안보대화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상황 전환을 꾀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한중은 이를 통해 한미중간의 3자 대화를 통해 사드문제에 대한 출구를 찾고,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한미중북의 4자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과거 수동적이었던 한중의 입장은 이제 양국 협력을 통해 능동적인 대안찾기와 외부로부터 발생되는 한중 딜레마의 출구전략을 비공개 안보대화를 통해 함께 찾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필자가 강조하는 한중의 협력은 미국에 대항하기 위함이 아니고, 사드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중 3국 협력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중•북 4자 회담이라는 다음 프로세스를 단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함이다.

한중 양국은 냉전 시대에 9년간의 비밀 담판을 통해 수교라는 어려운 결정을 했다. 그리고 세계외교사에서 기적으로 불리우게된 한중관계의 성공 동력은 ‘정경분리원칙’이다. 중국이 ‘일대일로’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을 통해 처음으로 소프트파워를 키울 수 있는 ‘글로벌 공공재’를 제창하고 추진하는 이 시점에서, 특히 주변국 외교에서 필요한 것도 바로 이 ‘정경분리원칙’이다. 그래서 이 원칙은 지금 중국에게 더욱 소중하다는 것이 필자가 중국에 제시하는 제언이다. 중국은 지금 글로벌 소프트 파워를 키워야 할 시점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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