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 당한 비자카드 … 국내 신규 발급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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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0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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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운 기자 = 해외결제 수수료를 올린 비자카드가 국내 카드사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결제액의 1%였던 해외결제 수수료를 올해 일방적으로 인상했기 때문이다. 추가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카드사들의 비자카드 신규 발급이 급격하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브랜드 카드 중 유일하게 비자카드만 수수료를 인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A카드사의 지난달 비자카드 신규 발급수는 전년동기 대비 절반 가량 줄었다. 전체 신규발급 카드수의 25.9%에 달했던 비자카드 점유율은 지난달 12.3%까지 급감했다. 대신 A사는 JCB·은련카드 등의 신규 발급 비중을 급격하게 끌어올렸다.

B카드사도 같은 기간 비자카드의 신규발급 비중을 20% 줄이고, 아멕스·JCB의 발급 비중을 2배 가량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새로 출시한 상품은 비자와의 제휴가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신규카드 발급시 고객이 비자·마스터·아멕스·JCB·은련 등 해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휴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사실상 비자에 대한 선택권을 제외한 것이다.

국내에서 해외 겸용카드의 절반 이상 점유율을 자랑하는 비자카드가 올들어 신규 발급된 카드 가운데 하나도 없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사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비자카드가 중국·일본 등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한국의 수수료만 인상키로 했기 때문이다.

KB국민·삼성·현대·우리·하나·롯데카드는 지난해부터 비자카드 상품 비중을 줄였다. 특히 현대와 삼성, KB국민카드에서 비자카드 상품 비중이 크게 감소했다. 현대카드의 비자카드 상품 비중은 2015년 말 44.0%에서 지난해 3분기 39%로 5%포인트 감소했고,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는 각각 4.6%포인트와 4%포인트 줄어든 32.4%와 32.2%를 나타냈다.

카드사들이 비자카드 발급 비중을 줄이는 것은 해외결제 수수료 부담 때문이다. 고객들이 비자카드의 해외 결제망을 이용하면 1%의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데, 이번에 비자카드가 수수료를 0.1%포인트 올리면서 인상분에 대해서는 카드사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이 부담해야하는 인상 수수료는 연간 1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경영환경이 더욱 열악해지는 가운데, 비자카드의 갑질로 인해 카드사들의 떠안는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으로 인해 비자 신규발급을 줄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8개 카드사들은 지난해 11월 해외 결제 수수료를 일방적으로 인상한 비자카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상태다. 또 금융소비자연맹 등 금융소비자단체들은 비자카드의 수수료 인상 철회를 요구하는 항의 서한을 비자코리아에 전달하고 불매운동을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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