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 '형' 조정석X도경수, 서사보다 강한 케미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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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2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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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형'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조정석(왼쪽), 도경수[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눈앞이 깜깜해졌다. 유도 국가대표 선수인 두영(도경수 분)은 경기 도중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는다. 의지할 곳 하나 없는 그의 소식에 사기전과 10범의 형 두식(조정석 분)은 두영을 핑계로 눈물의 석방 사기극을 펼친다. 15년 동안 단 한 번 연락도 없던 형은 집으로 ‘컴백’하고, 보호자 노릇은커녕 두영의 삶을 더욱 엉망진창으로 만든다. 남보다 못한, 불편한 동거인이 된 두 사람은 하루하루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다.

영화 ‘형’(감독 권수경·제작 초이스컷픽쳐스·제공 배급 CJ 엔터테인먼트)은 ‘7번 방의 선물’ 유영아 작가와 ‘맨발의 기봉이’ 권수경 감독이 의기투합해 만든 휴먼코미디극이다. 최근 충무로에서 가장 핫한 배우로 꼽히는 조정석, 도경수가 형제로 등장해 개봉 전부터 영화 팬들의 많은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는 유영아 작가의 전작 ‘7번 방의 선물’과 똑 닮아있다. 착한 드라마를 기반으로 성실하고 착실한 코미디를 쌓아 올리는 형식이 그렇다. 불협화음을 빚었던 형제는 서로 닮은 구석을 찾아내고, 서서히 서로에게 융화돼간다. 그 과정은 관객들을 소소하게 웃기거나,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는 배우 조정석과 도경수의 덕이 크다. 특히 스크린과 브라운관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조정석은 자신의 장기를 십분 활용, 러닝타임 내내 원맨쇼를 펼친다. 뻔뻔하면서도, 내면의 연약함을 가진 두식 캐릭터는 조정석으로 인해 조금이나마 입체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영화는 따듯하고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끌어내지만, 그와 동시에 뻔하고 지루한 구석이 있다. 후반부에 벌어지는 비극과 갈등을 풀어가는 과정은 이미 숱한 영화 속 레퍼런스와 다르지 않다. 거기에 ‘착한 영화’로서, 착한 드라마를 풀어가려고 노력했지만 군데군데 보이는 여성 캐릭터들은 민망하고 멋쩍다.

성긴 서사에도 불구하고 영화 ‘형’은 조정석, 도경수의 케미스트리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두 배우의 코미디 연기나 눈물 연기는 재차 언급하는 것이 새삼스러울 정도로 훌륭하고, 각별한 형제애는 영화의 서사보다 강하다. ‘7번 방의 선물’이 그랬던 것처럼, 관객들에게 착한 웃음과 드라마를 선물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전야개봉되며 러닝타임은 110분, 관람등급은 12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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