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마동석X최민호, 변명하지 않는 '두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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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1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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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형석 역의 마동석(왼쪽), 진일 역의 최민호[사진=영화 '두 남자' 스틸컷]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가출청소년 진일(최민호 분)은 친구들과 거리를 떠돈다. 가족으로부터, 세상으로부터 내몰린 이들은 거리를 배회하며 서로를 믿고 의지한다. 어느 날, 진일의 여자친구 가영(정다은 분)은 숙박비 마련을 위해 ‘조건 사기’를 결심, 노래방 악덕 업주 형석(마동석 분)을 만나게 된다.

진일과 친구들은 형석을 폭행하고 차를 훔쳐 달아나기까지 한다. 하지만 곧 형석에게 덜미를 잡히고 가영은 미성년자를 불법으로 고용, 노래방을 운영하는 형석에게 강제로 끌려간다. 진일은 가영을 구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모으기 시작한다. 핸드폰을 훔치고, 빈 차를 털며 전전긍긍하지만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기만 한다. 막다른 길에 몰린 진일은 형석의 딸을 납치하기로 결심한다.

영화 ‘두 남자’(감독 이성태·제작 ㈜엠씨엠씨·제공 CJ E&M 미디어콘텐츠 부문·배급 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는 단편영화 ‘십 분간 휴식’으로 충무로의 주목을 받았던 이성태 감독이 10여 년 만에 내놓은 장편 작이다.

‘두 남자’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화법으로 가출청소년들의 생활을 조명한다. 거리에 내몰린 이들에게는 어떤 미화도, 변명도 없다. 폭력에 그대로 노출된 아이들은 자신의 잇속 채우기에 급급한 어른들 사이에서 열심히 반항하고, 저항할 뿐이다.

어느 하나 정 붙일 데 없이 못된 인물들만 등장하는 ‘두 남자’지만, 이들은 모두 자신의 비행(非行)에 대해 변명하려 들지 않는다. 이런 태도는 영화가 엉뚱한 감성이나 구렁에 빠지지 않도록 중심을 잡는 것에 큰 공을 세웠다.

“하루하루가 쪽팔려 죽겠는” 형석과, 길거리 인생 진일, 극악무도한 금수저 성훈(김재영 분)까지. 억지로 과거를 돌아보거나,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이들의 태도는 오히려 영화를, 캐릭터를 더 묵직하고 짠하게 만든다.

이성태 감독의 “변명하지 않는 태도”는, 영화 곳곳에 묻어난다. 캐릭터에 대해 설명적이지 않은 것도 그것의 일부다. 이들의 치열한 삶 속에, 과거를 유추할 수 있도록 하고 비린내 나는 이들의 삶을 통해 우리 현실과 매우 가까운 인물로 느껴지게 한다. 사실 적 묘사, 혼란, 갈등 구조는 짧은 러닝타임 동안 빼곡하게 흘러가며 영화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인상 깊다. 형석 역의 마동석은 등장만으로도 영화의 서사를 만들고, 첫 주연을 맡은 최민호는 이 작품을 통해 ‘아이돌’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 충분해 보인다. 기존의 정갈한 이미지를 벗고 가장 밑바닥 인생의 청소년을 여리고, 아프게 짚어냈다는 평이다. 극악무도한 금수저 성훈 역의 김재영 역시 강렬하다. 홀로 마동석을 상대해야 하는데도, 밀리지 않고 맡은 바를 해냈다. 11월 30일 개봉하며 러닝타임은 91분, 등급은 청소년관람불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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