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상반기 사상최대 흑자? vs 자살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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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2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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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동양생명이 올 상반기에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하면서 그 배경에 대해 생명보험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은 최근 새 보험국제회계(IFRS4 2단계) 기준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이 시급한데다 보험업이 저성장 국면을 맞이하면서 실적마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올 상반기 매출액과 영입이익이 각각 4조946억원, 185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6.6%, 15.1% 성장했다. 같은기간 당기순이익도 1315억원에서 1555억원으로 18.2%나 커졌다. 이같은 성장폭은 삼성·한화·교보·미래에셋생명 등 상위권 생보사 가운데 동양생명이 유일하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8월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이후 빠르게 외형을 확대하고 있다. 안방보험에 인수될 당시만 해도 동양생명의 자산규모는 약 22조원이었지만 올 1분기에만 3조원 이상의 자산을 불리면서 총 25조4168억원을 보유하게 됐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대표적인 저축성 상품인 '양로보험'(생존보험의 저축기능과 사망보험의 보장기능을 겸비한 상품) 확대가 지목되고 있다. 동양생명은 업계 최고 수준의 최저보증이율(2.38%)을 제공하는 양로보험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 이 회사의 2분기 저축성 보험 판매액은 1조1247억원으로 전체 수입보험료의 70%이상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일시납 저축성 보험은 자산규모와 보험료 수입을 단기간에 높일 수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저금리가 장기화된 상황에서는 역마진을 초래하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이 마땅치 않은 현상황에서 금리 부담이 높은 저축성 보험을 늘려 몸집을 불린다는 것은 자살골을 넣는 행위와 같다”며 “특히 새 회계기준이 도입되면 저축성 보험은 부채로 잡히기 때문에 늘려봐야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도 새로운 회계제도 시행에 앞서 보험사 자율적으로 저축성 보험 비율을 줄여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갑자기 저축성 보험 비율을 줄이기는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새로운 회계 제도상에서는 상품판매 구조를 개혁할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회계제도와 감독 회계상 저축성 보험은 줄여나가는 쪽으로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저축성 보험 확대를 통한 해외 투자가 공격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투자 리스크도 상존해 있는 만큼 ‘먹튀’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채권이 부실화되면 동양생명만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안방보험에 인수되면서 동양생명의 외화 유가증권(해외 국공채·회사채 등) 투자액은 2015년 9월 7980억원에서 지난 4월 1조9947억원으로 150% 급증했다. 이는 삼성생명(4.8%↓), 한화생명(24.8%↑), 교보생명(22.5%↑)에 비하면 큰 폭의 증가세다.

전체 유가증권(주식·국공채·회사채·수익증권·외화 유가증권) 대비 외화 유가증권 투자비중도 지난해 9월 6.6%에서 지난 4월 13.8%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동양생명의 주요 해외 투자가 중국 주요 국영기업의 채권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을 감안할 때, 중국 경제의 리스크가 스스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반면, 동양생명 측은 해외투자나 대체투자를 확대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일부 우려섞인 시각도 있지만 상반기에 판매한 대부분의 저축성 상품이 운용수익률 3%대의 해외 자산에 투자되고 있어 부채관리가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며 "해외투자확대로 자산운용수익률도 꾸준히 올라가는 추세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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