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人100言]정태영 “새로운 것을 만드는 사람은 불완전한 열정을 쫓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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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1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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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 부회장[사진=현대카드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완전한 사람은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없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사람은 완전이 아니라 불완전한 열정을 쫓아가는 사람이다.”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해 6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이 글에는 정태영 부회장의 경영관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정태영 부회장은 전혀 새로운 차원에서 금융업을 바라본다. 그가 현대카드를 맡기 전 카드사들의 마케팅은 그저 “카드를 많이 긁어라”는 일방적인 명령이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카드사는 물론 소비자들이 미처 생각지 못했던 기발하고 독특한 광고, 새로운 카드 디자인과 마케팅, 브랜딩 등으로 ‘카드를 쓸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창조했다.

국내 카드사 최초로 시작한 스포츠이벤트 ‘현대카드 슈퍼매치’와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를 초청한 ‘슈퍼콘서트’, 전시회 등 각종 문화마케팅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발간된 단행본 ‘인사이드 현대카드’에서 정 부회장은 “다른 곳에서 인사이트를 받아오는 것은 내가 제일 재능 있는 부분이다. 어디를 가도 교활할 정도로 포착을 잘하는 면이 내게 있는 것 같다. 이건 그냥 재능 같다. 굉장히 많이 읽고, 많이 가보고, 질문도 많이 던진다”고 언급했다.

2003년 정 부회장이 장인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요구로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을 맡았을 당시, 현대카드는 2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누구나 가길 꺼림직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부임 첫날 아내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과 아침을 먹으면서 “새로 맡은 회사가 적자라 신난다”고 했다고 전해진다. 그의 눈에는 현대카드를 통해 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무궁무진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같은해 5월 현대카드는 포인트 마케팅과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현대카드 M’을 선보였다. 출시 후 1년 만에 회원 100만 명을 돌파했고, 현재 신용카드 단일 브랜드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800여 만명이 가입했다.

정 부회장은 ‘인사이드 현대카드’에서 성공비결에 대해 “M카드 개발 예산이 당초 5억 원이었는데 500억 원까지 증액했다. 직원들의 임금도 10% 이상 올렸고, 사옥 인테리어도 최고로 바꿔나갔다.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으면 비용을 줄일 수 있겠지만 재능 있는 직원들은 못 가진다”며 임직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카드업계 후발주자였던 현대카드는 정 부회장 취임 후 업계 1위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그렇지만 정작 정 부회장이 스스로 업계 1위에 오르겠다고 말한 적은 없다. 현대카드 회원만이 누릴 수 있는 더 많은 혜택을 부여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 1위보다 중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정 부회장은 2013년 6월 현대카드의 서비스를 ‘포인트’와 ‘캐시백’으로 단순화 하고 카드 상품 수를 줄여 회원 확대보다 우량고객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챕터(Chapter)2 전략’을 발표했다. 그는 챕터2를 내놓으며 “카드 시장점유율은 크게 상관없다. 올해는 시장점유율이 크게 떨어지는 게 우리 목표다”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경쟁업체 최고경영자(CEO)는 ‘2류 전략’이라고 폄하했다. 이에 정 부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2등들이 재미없어 하는 것들 - 제일 큰 식당, 제일 큰 호텔, 제일 큰 옷집, 제일 큰 유원지, 제일 넓은 사무실. 우리 2등들이 좋아하는 것들 - 로맨틱한 식당, 편안한 호텔, 센스 있는 옷집, 생각 깊은 유원지, 내 일에 맞는 사무실. 우린 언제까지나 2등만 하겠다”는 말로 이를 가볍게 무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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