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음식점에도 크라우드펀딩 허용...자영업에 숨통?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6-06-09 16: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지난해 경영난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던 고려대학교 앞 '영철버거'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7000만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모금하고,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는 사실이 화제가 됐었다.

당시 소셜 펀딩 사이트 와디즈가 '비긴어게인 영철버거'란 이름으로 모금을 진행했고, 고려대 학생을 비롯한 2765명이 참여해 총 6811만5000원을 모으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처럼 크라우드펀딩은 창업자들이 초기 자본을 마련하는 데 유용한 수단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영철버거의 경우 후원형 크라우드펀딩으로 진행된 것이다.

올해부터 정부 주도로 본격 시작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의 경우 영철버거와 같은 음식점은 종업원수 20인 이상이 돼야만 자금 모금에 참여할 수 있다. 즉, 소규모 음식점 창업을 하려는 이들은 크라우드펀딩의 혜택을 받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20인 미만 음식점에 대해서도 크라우드펀딩이 가능하도록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아직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지만, 분명 크라우드펀딩 및 자영업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크라우드펀딩·자영업 활성화에 도움 

통계청이 최근 발간한 경제활동인구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자영업 종사자(자영업자+무급가족종사자)는 670만7000명으로 전년(685만7000명) 대비 2.2% 줄었다. 폐업을 한 자영업자들이 그만큼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4년 26.4%에서 지난해 25.9%로 떨어졌다. 또 2015년 국세통계연보를 보면 2014년 폐업한 자영업자 중 식당을 운영하다가 접은 자영업자는 15만6453명이었다.

이는 전체 자영업 폐업 가운데 23.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이처럼 상당수 자영업자들이 요식업을 하고 있지만, 그만큼 폐업도 많은 현실이다.

그러나 소규모 음식점에 대해서도 크라우드펀딩을 허용한다면, 자영업자들이 자금을 마련하는 데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물론, 막연하게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여러 주요 조건들이 붙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예컨대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창업을 지원하는 것이 크라우드펀딩의 취지인만큼, 비록 음식점이라 할지라도 참신한 사업 아이템을 제안해야 할 수도 있다. 또 그동안 20인 이상 음식점으로 제한하던 것이 3~5인 이상으로 바뀔 수도 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음식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면 크라우드펀딩 뿐 아니라 자영업에도 활기를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크라우드펀딩의 문턱이 낮아지는 것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고 말했다.

◆플랫폼 업체를 위한 안전장치 절실 

다만 음식점의 크라우드펀딩 진입장벽을 낮췄다 해도 과연 목표대로 자금이 순조롭게 모일지는 미지수다. 그리고 투자자들 스스로 리스크를 감내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아직 국내에선 크라우드펀딩이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진입장벽을 없애는 것에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개업 후 1년을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식당들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소규모 음식점 크라우드펀딩에 자금이 모일지도 지켜볼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음식점 크라우드펀딩의 성공 사례가 많이 등장해야 하는 것도 활성화의 필수 요건이다"며 "또 투자자들은 하이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지 스스로 냉철하게 판단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크라우드펀딩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음식점 규모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는 것만으로 크라우드펀딩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박석동 한국크라우드펀딩협회 회장은 ""정부 주도로 시작된 증권형의 경우 최근 참여자가 급격히 줄었다"며 "플랫폼 업체들이 기업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모호하고 난해한 부분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중에 실적이 좋지 않을 경우 자칫 모든 불똥이 플랫폼 업체에 튈 수 있으므로 스타트업에 쉽게 문을 열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플랫폼 업체를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창업 초기자본 확보란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