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4·13 총선 빅매치 ⑫광주 서구을] ‘관록의 천정배냐, 새인물 양향자냐’…골리앗과 다윗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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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1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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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이하 총선)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2016년 4·13 총선을 시작으로, 2017년 19대 대통령선거(대선), 2018년 제7대 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 등이 잇따라 열린다. 특히 차기 총선은 절차적 민주주의의 산물인 ‘87년 체제’, 외환위기를 초래한 ‘97년 체제’ 이후 새로운 질서를 가늠하는 이른바 ‘정초(定礎) 선거’가 될 전망이다.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서거로 촉발된 민주화 시대의 역사 재평가작업과 맞물려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키는 국민이 쥐고 있다. <편집자 주>

‘5선 정치인 vs 정치 신인’…‘서울대 법대 vs 고졸(광주여상)’…‘인권변호사 vs 삼성전자 임원’…. 삶의 궤적이 다르다. 학벌도 정치경력도 차이가 난다. 비슷한 시대, 다른 경험과 감성을 공유한 두 사람이 2016년 4·13 총선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선언했다. 광주 서구을에 출사표를 낸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와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얘기다.

서구을은 20대 총선 최대 빅매치 지역이다. 호남의 심장을 관통하는 서구을은 지난해 4·29 보궐선거 때 천 대표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52.4%의 득표율로, 29.8%에 그친 조영택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민주) 후보를 꺾고 이긴 지역이다.

천 대표의 승리 이후 서구을은 ‘뉴 DJ(김대중 전 대통령) 플랜’을 골자로 하는 호남발(發) 엑소더스의 진원지로 격상했다. 서구을 총선 결과에 따라 야권발 정계개편의 큰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천정배 인물↑ vs 양향자 정당↑…2파전

17일 여야에 따르면 이 지역에선 천 대표와 양 예비후보를 비롯해 김연욱 새누리당·강은미 정의당·고기담 민중연합당 예비후보 등 총 5명이 출사표를 냈다.

현재 판세는 서구을 현역인 천 대표의 우세 속에서 양 예비후보가 추격하는 2파전 양상이다. 각 당의 신경전도 치열하다. 더민주가 일찌감치 천 대표를 겨냥해 양 예비후보를 내리꽂는 ‘표적 공천’에 나서자, 국민의당은 서구을 지역을 ‘단수 공천’하면서 맞불을 놨다.

광주 심장 쟁탈전은 백미는 ‘구도’다. ‘큰 인물론 vs 정치 신인’ 구도에서 보듯, 천 대표는 15대 총선 때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경기 안산을(38.8%)에서 당선된 뒤 16대(경기 안산을·49.45%), 17대(안산 단원갑·58.21%), 18대(안산 단원갑·49.21%), 19대(서울 송파을 ·46.02%) 등 5선을 지낸 관록의 정치인이다.

하지만 16대 새천년민주당을 시작으로 ‘열린우리당(17대)→통합민주당(18대)→민주통합당(19대)→무소속(4·29 재·보궐선거)→국민의당(20대)’ 등 잦은 당적 변경은 아킬레스건이다.

천 대표에 도전장을 낸 양 예비후보는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의 인재영입 7호로, 고졸 학력을 딛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설계팀 상무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양 예비후보는 삼성전자 입사 이후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전기전자컴퓨터공학 석사를 취득하는 등 주경야독했다.
 

국회 본청. 20대 총선을 한 달도 채 남기지 않은 17일 광주 서구을 최종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17일 여야에 따르면 이 지역에선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와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를 비롯해 김연욱 새누리당·강은미 정의당·고기담 민중연합당 예비후보 등 총 5명이 출사표를 냈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tlsgud80@]


◆千, 이겨야 본전…수도권 북상도 과제

천 대표가 ‘목포고등학교 전체 수석→대학예비고사 인문계 전국 수석→서울대학교 법대 수석 입학’ 등을 한 엘리트의 길을 걸었다면, 양 예비후보는 소위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전형적인 흙수저로 평생을 살았다. 대중에 대한 소구력이 천 대표보다 비교우위에 설 수 있다는 얘기다.

‘광주는 앞으로, 경제는 위로’라는 슬로건을 내건 양 예비후보는 “평생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가능케 만들었다”며 “하루하루 운명을 걸고 살아온 제 모든 것을 광주에 걸겠다”고 말했다. 최근 더민주의 호남 지지율이 상승세인 것도 양 예비후보로선 호재다.

천 대표 고민도 이 지점이다. 대선 주자급인 천 대표는 양 예비후보와의 일전에서 이겨야 본전이다. 오히려 전남의 박지원 의원, 전북의 정동영 예비후보와 함께 호남 전체를 잡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앞에 놓였다.

당 안팎의 상황은 좋지 않다. 국민의당 트로이카 체제의 한 축인 김한길 의원이 이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내부 갈등이 극에 달한 데다,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와 천 대표의 ‘지분 나눠 먹기’ 의혹까지 불거졌다. 호남발 태풍의 ‘수도권 북상’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이에 대해 당 한 관계자는 “광주 서구을 지역 민심은 확고하다”며 “천 대표가 패배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호남에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반감이 존재하는 만큼, 제1야당이 힘을 쓸 수 있을지 여전히 미지수”라며 “남은 한 달 민심의 흐름에 따라서 국민의당이 서구을 등 호남에서 일방적인 질주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지난달 26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했다. [사진=아주경제 유대길 기자 dbeorlf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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