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고 입시 수학 66% 과학고 수학 35% 교육과정 벗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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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0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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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영재고등학교와 과학고 수학 과목의 상당수가 교육과정을 넘어서 출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전국 7개 영재학교의 면접・지필문항(총 수학 146문항, 과학 153문항)에서 수학 문항의 66.4%(총 97문항), 과학은 26.8%(총 41문항)이, 7개 과학고의 면접문항(총 수학 26문항, 과학 12문항)에서는 수학 34.6%, 과학 8.3%가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출제돼 선행교육 규제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2일 밝혔다.

단체는 유은혜 의원실과 함께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과학고 및 영재학교의 시험문제를 통해 2015학년도 14개 과학고/영재학교 입학전형 시험문제 수학, 과학 총 337개 문항을 중학교 교육과정 준수여부, 학교에서의 학습 가능여부 등의 기준으로 전수 조사 분석했다.

총 20개 과학고 중 면접문항 제출을 거부(교육부와 협의 하에 거부한 것으로 공식적으로 밝힘)한 13개 학교까지 포함하면 비율은 크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과학고 수학은 고등학교나 심지어 대학과정에서 출제되고 있었고 일부 문제는 경시대회나 올림피아드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도 있었다.

과학고 면접평가에서 모든 학생을 똑같은 문제로 평가하는 공통 문항을 출제한 그 자체가 문제로 자기주도 학습전형의 본래 취지에 어긋나고 과거 지필고사 또는 사실상의 지필고사였던 구술면접고사로 돌아가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단체는 지적하기도 했다.

이는 공교육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사교육에서 대비할 수밖에 없게 돼 교육부의 과학고 ‘자기주도 학습전형 추진 배경’에 나오는 과도한 사교육 유발 요인을 배제하고자 했던 것에 명백히 위배된다고 단체는 밝혔다.

사교육걱정은 과학고가 면접 평가 문항 제출을 거부한 것은 2015학년도 과학고 입학전형 매뉴얼에서 공통 문항 출제를 허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공통 문항을 출제한 것을 은폐하려 한 것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과학고 교장단 회의를 통해 시험 문제 제출 거부를 결의했는데도 불구하고 제출한 7개 과학고 문제를 분석한 결과 모두 공통 문항을 출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교육부가 이런 문제를 일으킨 학교들을 엄격하게 감독해야함에도 과학고가 공통 문항으로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을 눈감아 주는 것을 넘어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사결과 전국의 8개 영재학교 중 입학전형에서 지필고사가 주된 평가요소가 아닌 곳은 없었으며 2단계 시험인 창의적 문제해결력 평가, 영재성 및 사고력 검사 등은 명시적으로 수학, 과학이라고 하지는 않지만 대부분 수학, 과학 문제이며, 그것도 경시대회나 올림피아드 문제와 유사했다.

3단계 시험인 영재성 다면평가, 과학 창의성 캠프, 융합 캠프 등에서 출제되는 평가 문항도 2단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중학교의 정상적인 교육과정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출제해 사교육에서 오랫동안 훈련을 받지 않은 학생들은 탈락할 수밖에 없게 만든 것이다.

수학의 경우 대부분 정수론과 기하학, 조합론 분야에서 출제돼 정규 교육과정에서는 깊이 다룰 수 없는 난이도 높은 주제로 수학 올림피아드나 경시대회 출제의 주요 분야였다.

대학 과정의 수학 전공과목인 이산수학의 ‘자연수의 분할’, 이산수학에서 대학과정에서만 나오는 ‘선거에서의 합리적인 결정’을 다루기도 했다.

B 영재학교 3단계 전형의 수학 심층면접 문제는 수학 올림피아드 단골 메뉴인 대학과정의 정수론에 해당했다.

단체는 이런 문제를 출제해 올림피아드 전문학원이 곧 영재학교 입학 준비 학원이 되는 것이라며 이런 문제를 중학교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학생이 충분히 풀 수 있다고 영재학교 입학 설명 자료에서 주장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고 이런 문제가 출제되면 사교육은 이런 유사한 문제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학습할 것을 강요하게 되고, 영재학교를 지망하는 학생은 이를 외면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영재학교는 수학 문제뿐만 아니라 과학 문제에서도 교육과정을 벗어난 것은 물론 난도가 지나치게 높았다.

고등학교 이상에서 다루는 만유인력법칙의 개념, 운동량과 충격량에 대한 개념, 상대속도, 수직항력, 장력의 개념 등을 다루는 것이 예사였다.

단체는 지필고사를 이용해 시험을 치르는 입학전형을 통해서는 자기주도적으로 장래성과 잠재력을 가진 진정한 영재를 선발하기보다는 초등학교에서부터 사교육의 훈련을 받을 수 있고, 여건과 환경이 되는 만들어진 학생들을 선발할 수밖에 없어 영재학교도 과학고와 마찬가지로 자기주도 학습전형을 전격적으로 도입해 입학전형에 교과 지식을 묻는 지필고사를 제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재학교 수학․과학 문제는 교과지식을 묻고 있고 변형된 경시대회 형태의 지필고사로, 이런 유형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교육을 받아야 해 영재학교 대비 사교육 시장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단체는 밝혔다.

단체는 또 영재학교 입학전형에서는 과학고의 자기주도 학습전형과 같이 사교육을 유발하는 요소를 배제하는 규정이 미비한 가운데 영재성 입증 자료를 제출을 막는 규정이 없으며 자기소개서에 수학․과학 분야에서 지원자가 수행한 탐구활동 내용이나 자기주도적 학습 경험을 기술하고 필요한 경우 그 증빙 서류를 제출하게 하는 학교들도 있어 스펙을 쌓는 학원이 성행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과학고는 이같은 관행을 예방하는 규정을 만들어 지원자가 이런 탐구활동을 꾸며내지 못하도록 관리를 하고 있지만 영재학교는 무방비 상태로 과학고 입학전형에서 사교육 유발 방지를 위해 만든 자기주도 학습전형이 영재학교 입시에서 아무런 힘을 발휘할 수가 없게 돼 과학고나 영재학교를 가기 위한 사교육이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영재학교 응시자는 1만5000명에 육박하고 수는 해마다 늘고 있는 가운데 스펙과 지나치게 어려운 지필고사를 치러야 해 영재학교 대비 전문 학원으로 가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벗어난 문항을 출제한 과학고는 선행교육 규제법에 따른 제재가 필요하고 자기주도학습전형의 본래 취지에서 벗어난 과학고 공통문항은 출제가 엄격히 금지해야 하며 영재학교도 과학고와 같이 다단계 지필고사를 폐지하고 자기주도학습 전형을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과학고/영재학교의 문제들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현행 전형방식 및 시기를 단순화하는 등 전면적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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