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내수시장] 한국경제 마지막 버팀목 내수…"지갑을 열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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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26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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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 회복 요원한 상태에서 유일한 대안 꼽혀

  • 코리아블프·개별소비세 인하 등 대책…기대보다 소비 안살아나 '절반의 성공'

  • 급속한 고령화 진행 노후대비 부담감…구조개혁 지속·중산층 복원 등 필요

지난 10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진행중인 한 백화점에서 소비자들이 행사장에서 물건을 고르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을 견인했던 내수시장이 불안하다. 밖으로는 화려하지만 완전하지 못한 모양새다. 수출이 언제 회복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내수마저 휘청댄다면 한국경제가 당분간 도약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각종 할인행사와 더불어 개별소비세 인하 등 소비 활성화를 위한 단기 처방전을 내렸지만 신통치 않다.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에는 현재 정부의 소비 활성화 정책이 겉도는 분위기다.

내수시장은 지난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이후 빠르게 회복하며 중국 관광객 유입과 정부의 소비 촉진 정책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정부 기대치만큼 소비가 살아나지 못하며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다. 개별소비세가 끝나는 연말이 지나면 한국경제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3%대 언저리도 자신하기 힘들다.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한 근본적 해결책이 나와야 하는 시점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소득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가계 지출이 눈에 띄에 줄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지출액은 339만7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감소했다. 가계지출이 줄어든 것은 지난 2013년 1분기(-0.4%) 이후 2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김보경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3분기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가 일부 남아 있었다”며 “소비자들이 10월부터 열린 대규모 할인 행사인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 때 물건을 사려고 소비를 유보한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개소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구입이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부분이다. 3분기 가계 지출에서 자동차 구입과 관련한 지출은 작년 동분기 대비 28.3%P 줄었다.

평균 소비성향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p 낮아졌다. 가계가 쓸 수 있는 돈이 100만원이었다면 71만5000원만 쓰고 나머지는 저축했다는 뜻이다. 이는 소비성향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3년 1분기 이후 최저치이며 지난해 4분기와 같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경기둔화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고령화의 급속한 진행으로 노후를 대비해야 하는 부담이 소비자 지갑을 닫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소비 활성화 정책이 단기 처방보다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장은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개혁 지속, 일자리 확충, 신성장동력 확보, 중산층 복원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특히 소비 여력 회복을 위해 소득 계층별 맞춤형 가계부채 대책을 마련하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외부 충격이 가계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도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이 2.6%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부진이 이어지면서 내수시장이 올해만큼 성과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경연은 “고령화와 가계부채 부담 등이 구조적인 소비부진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와 내년에 각각 0.8%, 1.5% 수준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내년도 한국 경제 성장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한 근본적인 대처에 미적거린다면 한국 경제의 앞날은 더욱 암울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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