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로 교육계 갈등 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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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1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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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기로 하면서 교육계 이념대립이 격화될 전망이다.

교과서 논란의 근원은 근현대사에서 지도자를 보는 시각, 북한을 서술하는 방식과 판단, 대한민국 건국을 바라보는 시각 등 역사의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보수 진영은 이승만과 박정희 등 지도자에 대해 나라의 기틀을 마련한 대통령으로 인식하고 있는 반면 진보 진영은 분단의 빌미를 제공하고 민주화를 억누른 독재자라는 시각을 갖고 있고 근현대사에 대해서도 보수 진영은 산업화 과정에서 발전을 이룩했다는 긍정적인 역사관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진보 진영은 친일을 제대로 뿌리 뽑지 못하고 민주화를 억압한 역사를 상대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바라보는 관점에서도 보수 진영은 공산주의를 차단해 나라의 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긍정적인 인식을 보이고 있는 반면 진보 진영은 분단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친미 정권하에서 반통일적인 조치로 판단하는 성향이 큰 가운데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을 더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산업화와 경제발전, 반공산주의 측면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보수 진영과 독립과 친일타파, 민주화, 통일을 강조하는 진보 진영의 역사 인식의 차이에서 근현대사에 대한 논쟁이 교과서 논란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진보 진영이 국정 교과서를 발행하고 있는 나라가 북한 등 소수에 지나지 않는 등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조치라며 국정 발행을 비판하고 있지만 정부는 우리나라가 분단의 특수 상황에 있으면 북한과의 대치 관계에서 편향되지 않은 역사 교육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정부는 2011년 노무현 정부에서 이전의 한국사 국정 발행 체제를 검인정 교과서로 변경한 이래로 벌어지고 있는 편향적인 교과서 기술에 대한 대응을 위해 이전 국정 발행 체제로 되돌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교육부의 이번 국정화 전환 방침으로 교육계의 이념 대립은 격화될 전망이다.

국정화 전환으로 진보진영은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일이라며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역사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며 이를 반영할 수 있는 다양한 교과서가 있어야 하며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서도 다양한 학설이 존재해 이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국정화에 반대하는 야당과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등 400여개가 넘는 단체들이 참여한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이날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항의했다.

단체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독립운동후손과 원로, 학부모, 시도교육감, 시의회, 각 대학 교수, 법학연구자, 예비 역사교사, 학생, 해외동포 등 지금까지 총 6만명이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무시하고 교과서국정화를 통해 유신시대로의 회귀를 강행할 경우 전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단체는 정부가 친일-독재를 미화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교육부의 전폭적인 엄호를 받아 우여곡절 끝에 교과서시장에 나왔지만 학교현장과 학부형들로부터 싸늘한 대접을 받아 채택률이 0%대에 이르렀다며 정부가 아예 국정화로의 전환방침을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국정교과서가 국가가 필요 이상의 강력한 통제권과 감독권을 갖고 있어 헌법이 강조하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 위배되고 폭 넓게 교과서가 채택돼 교사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유엔의 역사교육 권고에도 반하는 것이라며 헌법정신과 국제인권규약의 여러 조항에 위배되고 학문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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