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대작 범람하는 여름 극장가에 들꽃 같은 '미쓰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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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0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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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미쓰 와이프' 포스터]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톰 크루즈가 1525m 상공을 나는 비행기에 맨몸으로 메달리는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보는 것 만으로도 숨이 차오르는 리듬감 넘치는 액션의 ‘베테랑’, 순제작비 180억원을 자랑하는 ‘암살’에 이병헌 전도연 등 출연 배우의 이름만으로도 묵직함이 느껴지는 ‘협녀, 칼의 기억’까지…여름 극장가에는 비싼 몸값, 화려한 액션, 스타 캐스팅으로 중무장한 대작이 활짝 폈다.

화려하게 핀 대작 다발 속에서 기죽지 않고 덤덤하게 제 색을 내는 영화가 있으니, 바로 영화 ‘미쓰 와이프’다.

성공을 위해서라면 극악무도한 짓도 서슴지 않는 억대 연봉의 골드 미스 변호사(엄정화)는 저승사자의 실수로 황천길에 오른다. “한 달만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주면 원래의 멋진 삶을 되돌려주겠다”는 저승사자의 말에 엉겁결에 고개를 끄덕인 죄로 9급 공무원 남편(송승헌)에 애 둘(서신애, 정지훈) 딸린, 식비를 위해 35원짜리 봉투 붙이기 아르바이트를 하는 지지리 궁상 전업주부의 삶을 살게 된다.

작게는 영혼이 바뀐 후 펼쳐지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부터 크게는 세속적 가치를 좇는 속물이 타인의 삶을 통해 진정한 가치를 깨닫는다는 설정까지…어디서 본 것인지 명확히 꼽을 수도 없을 만큼 왕왕 봐온 클리셰가 작품 전체를 덮고 있다. 신파적 요소에 포동한 볼살로 무장한 아역 출연 등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적중률 100% 흥행 공식도 어긋남 없이 따른다.

미혼 여자를 지칭인 ‘미쓰’와 아내를 뜻하는 ‘와이프’를 혼합한 아이러니한 제목처럼, 역설적이게도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패밀리 맨’을 티가 나게 베꼈지만 밉지가 않다.

새롭지 않다고 해서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라미란은 관객을 배신하는 법이 없고, 카리스마를 내려놓고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 된 송승헌은 신선한 설렘이다. 어떤 순간, 스크린의 송승헌을 바라보는 여성 관객은 탄성을 내뱉었는데, 강동원이 ‘늑대의 유혹’에서 우산을 추어올릴 때와 비슷한 반응이다. 특히 타이틀 롤을 맡은 엄정화는 24년간 톱스타 자리를 유지한 것이 운이 아님을 증명한다.

범람하는 액션의 홍수 속에서 심장을 옥죄는 액션에 피로함을 느낀다면, 압도적 스케일 대신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1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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