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 개관은 했는데..학예사 관장없는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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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16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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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족 "협의 없이 졸속 개관..계속 약정서 위반땐 작품반환 할 것"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 전경]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이 7년만에 개관했지만 유족측과 갈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미술관은 그동안 건립과 준공연기 등의 문제로 여러 차례 잡음이 있었다.

 유족인 이성자 기념사업회는 "유족들의 개관유보 주장에도 불구하고 진주시립 이성자 미술관이 16일 졸속 개관했다"고 주장했다.  기업사업회는 "미술관 전용으로 설계되지도 않고, 관장과 학예연구사조차 확보하지 않은 미등록 미술관으로 문을 열었다"며 반발했다.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은 2008년 재불 화가 1세대 고이성자 화백(1918~2009)의 유화, 판화, 도자기 등 375점의 작품을 이 화백의 고향인 진주시에서 기증하는 것을 전제로 마련됐다.

 2014년 준공개관이 목표였지만 그동안 예산확보문제로 건축이 미루어져 오다  진주혁신도시로 본사를 옮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나서면서 올 초 완공이 됐다.  LH공사가 24억여원(시비 4억원 포함)을 들여 혁신도시 내 1만3천㎡ 부지에 지어 시에 기부했다.  부지면적 1만3003㎡(3937평)에 건축 연면적 1110㎡(336평)의 지상 2층 건물로 건립됐다.

 하지만 이성자기념사업회는 유족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미술관 건립을 추진했고 개관을 서둘렀다며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기념사업회는 "이성자 미술관은 1층 전시장은 공원사무실용으로 지어진 건물이라 높이가 낮고 장소가 매우 협소한데 앞으로 1층에만 이성자 화백 작품을 상설 전시할 예정이고 2층은 대관할 것이라고 시청으로부터 전해들었다"며 "이럴경우 시립미술관에 작은 이성자관이 있는 수준이지 이성자미술관이라 보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미술관에 대해 미술전문가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6월에 미술관을 방문해 결과보고서를 낸 정준모(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미술평론가는 “미술관 전용으로 설계된 것이 아니라 진주 혁신 도시 내 기존 공원 관리사무소 건물로 설계된 건물에 2층을 증축하는 형식으로 설계되어 있어 미술관 용도로 걸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동선 등 관람객의 편의도 전혀 고려되지 않은 건물로 수장고의 위치, 전시장의 기본적인 구조 등이 미술관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술관 운영에 필요한 관장과 학예연구사 등 전문 인력이 확보되지 않은 미등록 미술관으로 문을 열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준비하는 개관 전시회는 '전시'가 아닌 '진열'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반면 진주시청은 "이성자 화백과의 미술관 건립 약속을 지키려고 관리사무소를 미술관으로 바꾸었다"라며 "미술관을 운영해 가면서 관장 등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미진한 시설도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미술관에는 주요 시설로 공용면적(216㎡), 제1전시실(158㎡)과 제2전시실(247㎡), 수장고(132㎡), 세미나실(95㎡), 사무실(145㎡) 등을 갖추고 있다.

 관장없는 미술관에 대해 진주시청 관계자는 "현재 진주시청이 위탁관리하는 형태로 문을 열었지만 앞으로 운영위원회를 선정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고, 대관장으로 쓰이는 2층 전시장은 지역 작가들에게 개방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관료는 1층 전시실은 1일 10만원이며, 2층 전시실은 1일 15만원이다. 

 현재 시는 미술관 운영을 위해 전시와 개관, 대관, 관람료, 다른 이성자 화백의 작품 매입, 진주시립미술관 운영위원회 구성 등 운영을 위한 제반 사항을 조례로 제정했다.

 유족측과 시청간의 갈등은 2009년 3월 이 화백이 작고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이성자 기념사업회는 진주시는 약정서(2008. 3. 20)에 의거 2014년까지 전문가 공모를 거친 예술적인 건축물을 미술관으로 건립 개관하기로 하고 만약 2014년 준공개관을 하지 못할 시 기증 예정인 작품을 반환하기로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념사업회는 “이성자 화백은 고향인 진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소중한 작품들을 기증한 것이기 때문에 졸속 개관에 대해 유족으로서 반대하고 있다”며 "진주시가 협의한 약정서를 계속 위반하면, 작품을 반환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진주시는 "이 화백이 작품을 시에 기부하면서 대리인 정모 씨에게 미술관 건립·운영을 위임하는 위임장을 만들었는데 대리인 이외에는 누구도 이에 관여할 수 없다고 적혀 있다"라며 "위임장의 이런 내용으로 유족과 협의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유족측과 달리 진주시립미술관은 축제분위기다.  시립이성자미술관은 제대로 된 수장고를 갖춘 진주 유일의 전문미술관이라는 평가와 함께 문화행사와 휴식이 가능한 야외무대와 광장을 갖추고 있는 등 산업문화도시 진주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개관전은 이성자 화백의 1954년부터 2008년 작고까지의 작품세계를 아우르는 작품을 소개한다.  관람은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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