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의 작가' 고 정창섭 화백의 '물아합일', 조현화랑서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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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15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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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화랑 정창섭 개인전 전시장면.]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그리지 않고 그려지는 세계의도하지 않고 이루어지는 세계, 그것이야말로 나의 작업의 최종적 목표라 할 수 있다. 도의 길을 걷는 사람들이 선의 세계를 맛보는 것처럼 동양적 정신과 물질의 조화를 나는 적막한 내 작업을 통해 이루려 하는 것이다. 삶의 허물을 벗듯 시간 속에 동화된 화강암 표면처럼 모든 흔적과 얼룩과 우연을 통해 나는 물질시간자아 그리고 자연을 만나게 된다"

평생 ‘한지(韓紙)’의 원료인 ‘닥’과 씨름했던 그는 한지(韓紙)를 ‘한지(寒紙)’ 라고 불렀다.

"한지야말로 추운 겨울에 만들어야 제격"이라는 그는 '닥의 작가' 정창섭화백(1927~2011)이다. 1953년 제2회 국전에서 특선하며 화단에 등단 후, 앵포르멜에서 시작하여 모노크롬을 거쳐 닥을 이용한 <닥>, <묵고> 등 한국 고유의 전통적 울림을 내포한 작품들을 통해 작가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닥의 작가'가 되기까지 '닥'은 그에게 ‘그리는’ 수단이 아니었다.  탐닉의 대상이었다. 물에 불려진 시간에 따라 명도와 채도가 변화하고 그로 인해 다양한 색감이 어떻게 표현되는지에 끝없이 탐구했다. 물에 젖어 걸쭉해진 종이가 완전히 그 힘을 상실했을 때 작가는 비로소 ‘닥’이 가지는 물상 그 자체의 특성을 확보하게 된다고 한다.

물아합일(物我合一)의 세계. 전통과 현대동양과 서양정신과 물질 등 이질적 개념이 합치 되는 지점에 이른게 그의 작품이다.

"일체의 지식과 의도성을 벗어버린채 정신의 자유를 맛보면서 때로는 어릴적 추억을 떠올리며 때로는 삶의 저편에 전개되는 기억의 잔상들을 떠올리며 장인처럼 닥을 통해 또 하나의 나를 만나려 하는 것이다"

단색화의 부활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작가중 한명으로 정창섭의 작업은 소박하지만 소리없이 강렬한 울림을 준다. 
 

[정창섭, MEDITATION 9613, 1996, 260x160cm.]


 2010년 국립현대미술관 회고전 이후 5년만에 부산 해운대구 조현화랑에서 10일부터 개인전을 열고 있다. 

 손으로 두드리고 다듬어 자연스럽고 투명하게 드러나 있는 작품들, 90년년대 초반의 한국적 자연색을 깊이 있으면서 부드럽게 담고 있는 작품들이 흰 전시장에 어우러졌다.

 1980년대 <닥>시리즈 작품과 9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이어진 <묵고> 연작 작품들을 포함한 총 3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8월 30일까지. 051.747.8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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