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업 ‘탈중국’ vs 한국기업 중국-베트남 ‘기각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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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3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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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중국 병법에 이르길 적을 맞아 안에서 수성하면 고립되기 십상이고 군사를 나눠 안팎에서 서로 돕는 ‘기각지세(掎角之勢)’를 취하는 게 상책이다.

한국 제조기업들이 중국 최대 수출시장의 경쟁 심화에 따라 베트남 투자를 확대하며 기각지세를 구축하고 있다. 해외기업들이 중국을 벗어나 공장을 이전하는 것과 달리, 한국 기업들은 중국 공장을 그대로 두고 베트남과 생산을 이원화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LG 등 국내 기업들은 베트남을 새로운 수출시장 전초기지로 육성하는 동시에 중국 내수시장 선점을 위한 현지화 전략도 병행하겠다는 복안이다.

30일 산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해외기업 모두 중국시장의 경쟁격화 및 투자환경 악화 등의 리스크에 대비해 ‘포스트 차이나’ 대체 생산기지를 찾는 것은 같지만 ‘탈중국’은 해외기업에서만 부각된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 나이키 신발의 40%가 중국에서, 13%가 베트남에서 생산됐으나 2010년에는 베트남이 중국을 대신해 나이키의 최대 생산지가 됐다.

노키아 휴대폰 사업부문을 인수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해 6월 이전 베이징과 광둥성 둥관의 휴대폰 공장을 폐쇄하고 일부 설비를 베트남으로 돌리기로 했다.

이처럼 해외 기업들의 베트남 투자가 중국으로부터의 ‘P턴 유입’ 양상을 띠는 것에 비해 한국은 그와 연관성이 크지 않다.

코트라 베트남 하노이무역관 관계자는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많은 한국 기업들은 중국에 이미 생산기지를 보유한 기업들이 많으나 대부분 생산기지 다변화를 위해 베트남에 진출한 것이지 중국 현지 공장을 철수하고 베트남으로 진출한 예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한국 제조업의 대베트남 직접투자는 2012년 5억2800만달러, 2013년 7억5600만달러, 2014년 9억7500만달러로 매년 증가해왔다. 올 1분기에도 대중국 직접투자가 전년동기대비 33.7% 감소한 반면, 베트남 투자는 23.5% 증가했다.

주요 제조업 투자로는 삼성전자 박닌 공장, 삼성전자 타이응우웬 공장, 삼성전자 호찌민 공장, 삼성디스플레이 박닌공장, LG전자 하이퐁 공장, 포스코 철강 공장, 효성 베트남 섬유 동나이 공장, 두산중공업 꽝응아이 공장 등이 1억달러 이상 대형 제조업 투자로 꼽힌다.

이같은 베트남 투자는 수출의 활로를 열어주고 있다. 한국의 1분기 대세계 수출이 2.9% 감소하며 부진한 가운데 대베트남 수출은 18.3% 증가해 베트남이 중국, 미국에 이어 제3위 수출시장이 됐다. 베트남 수입시장에서 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은 14.7%대의 점유율로 중국(29.6%)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베트남 수출 상위 10위 품목은 반도체, 휴대폰, 합성수지, 편직물, 철강판, 자동차 등으로 IT·전자, 자동차, 석유화학업계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이에 대해 “한국 기업의 제조업 현지 투자가 본격화됨에 따라 부품·소재 등의 중간재 공급이 빠르게 증가한 데 기인한다”며 “베트남의 적극적인 개방 정책으로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이 더욱 가속화돼 대베트남 수출확대에도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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