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경품사기' 불법성 놓고 "범죄냐 아니냐" 검찰vs변호사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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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28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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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경품행사 등으로 모은 고객 개인정보 2400만건을 보험회사에 팔아 넘긴 혐의로 기소된 유통업체 홈플러스 임직원들이 재판에서 혐의를 적극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부상준 부장판사 심리로 28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홈플러스 측은 "검찰이 여론에 편승해 무리하게 기소했다"며 "대표자, 종업원, 회사에 죄가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수사기관이 강도 높은 수사를 했지만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고 법리상으로도 상당히 문제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는데도 무리하게 기소했다"며 "사건의 발단이 된 경품을 빼돌리고 경품 결과를 조작한 직원들은 기소조차 되지 않아 형평에 반하는 기소"라고 주장했다.

또 혐의 자체에 대해서도 "경품 행사를 통한 개인정보 수집의 목적은 '고객 사은'만인 것으로 돼 있는데 그 외의 목적은 금지된다는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를 (검찰 측이) 밝힐 필요가 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즉 "개인정보를 수집할 당시 보험사에 개인정보를 유상으로 판매한다는 것까지 알려야 한다는 건지, 그렇지 않으면 범죄가 된다는 것인지가 명백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어 "도 대표 등의 경우 공범으로서의 행위 자체가 없다"며 "대표자, 종업원 등이 무죄이기 때문에 홈플러스 법인 역시 죄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검찰은 "홈플러스가 경품행사를 한 실제 목적은 개인 정보를 유상 판매하려는 것이었지만 이를 고객 사은 행사로 가장했다"며 "고객에게 개인정보 수집 목적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기소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홈플러스가 정보주체의 정보제공 결정권을 침해했고 1년에 4∼6차례씩 경품 행사를 하면서도 경품을 제대로 지급한 사례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법인과 도성환(60) 사장 등 전·현직 임직원 6명은 경품행사 등으로 모은 개인정보 2400만여건을 231억7천만원을 받고 보험사에 넘긴 혐의로 2월 기소됐다. 회원정보를 받은 보험사 2곳 관계자 2명도 함께 기소됐다.

당시 경품행사는 고객에게 제대로 정보제공 동의를 받지 않았으며 일부 응모권은 뒷면에 1㎜ 크기의 작은 글씨로 보험사에 대한 개인정보 제공 내용을 써놔 고객이 잘 인지할 수 없게 했다.

홈플러스는 경품 당첨이 되면 문자메시지로 알려준다며 연락처를 적게 했지만 문자를 보낸 적이 없었으며 다이아몬드 등 경품 당첨 고객에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 또 당첨자에게서 연락이 오면 자사 상품권으로 갈음하기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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