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카드업계도 핀테크 열풍…갈 곳 잃은 설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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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09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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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의 활성화로 보험 설계사 및 신용카드 모집인의 일자리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

아주경제 장슬기·송종호 기자 = 핀테크 열풍은 보험 및 카드업계에도 변화를 가져다 주고 있다. 업계에서는 설계사나 대리점을 거치지 않는 '직접 계약' 방식의 다이렉트 보험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나아가 모바일로도 고객 스스로 보험 청약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온라인전업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다음 달 고객 스스로 스마트폰을 통해 보험 가입 및 설계를 하고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모바일전자청약시스템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역시 설계사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각종 비용을 절감,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지난 해 업계 최초로 소비자가 마트에서 ‘현대라이프 ZERO’를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설계사 없이 진열대에 놓인 보험상품을 구매해 직접 가입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듯 보험 가입방식이 설계사 없는 직접 계약으로 흐르다보니 보험설계사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2월 말 기준 17만1588명이었던 보험설계사는 지난 2014년 11월 말 현재 16만3492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보험사 점포도 3250개에서 3181개로, 보험대리점도 3만6970개에서 32만742개로 크게 줄었다.

손해보험업계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3년 12월 말 14만4792명이었던 설계사들은 2014년 11월 말 13만4061명으로 1년이 채 되기도 전에 1만명 가량이 줄었다. 같은 기간 4402개였던 점포수는 3988개로 7035개였던 대리점 수도 6958개로 축소됐다.

카드업계 또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길거리 모집이 사라지고 보안강화로 사무실 방문 등이 어려워지면서 설계사들의 설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그나마 대형마트나 극장 등의 간이부스에서 설계사들을 접할 수 있을 뿐 대다수가 온라인으로 활동무대를 옮기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다음이나 네이버와 같은 포털사이트에는 카드 발급을 문의하는 고객과 이에 답변을 달고 모객활동을 벌이는 설계사들이 급증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지식인서비스에 올린 신용카드 발급 문의글에는 평균 10명 이상의 설계사들이 댓글을 달고 있다.

그러나 핀테크 가속화로 설계사들은 온라인에서마저 자리를 점차 위협받고 있다. 지금은 모바일 카드 발급을 위해서는 실물카드가 필요하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실물카드가 필요 없는 모바일 카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향후 카드발급에서 설계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모바일에 익숙한 고객들이 콜센터나 인터넷 신청만으로 카드를 발급하는 성향으로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나카드는 오는 6월 금융위 승인을 거쳐 이르면 상반기 중으로 실물카드 없는 모바일 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것이 현실화되면 카드사들은 카드 플레이트 제작비용을 아낄 수 있어 연회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현행법은 연회비의 10%를 넘는 경품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 설계사들의 영업 경쟁력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카드업계의 시각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핀테크 열풍에 힘입어 모바일을 통한 다양한 온라인 채널들이 열린다면 설계사·모집인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카드와 보험은 '1:1 대면 판매'라는 특수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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