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재건축 연한 단축에도 움직임 없는 목동 주택시장...찬바람만 '쌩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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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15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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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부터 목동신시가지 순차적으로 재건축 가능…추진위 설립 움직임 '미미'

  • 9.1대책 이후 전달대비 최대 1억이상 올라…매도-매수 가격접점 찾기 힘들어

9.1부동산대책의 수혜지역인 목동신시가지 아파트가 호가 상승 등으로 인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진은 목동신시가지 1단지 전경 [사진=강영관 기자]


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왜 이렇게 어려울 때만 취재하러 와요. 이달 들어 거래 한 건도 못했어요. 당연히 속상하죠"

9.1부동산대책으로 인한 재건축 기대감은 100일이 채 안돼 실망감으로 돌아섰다. 특히 대책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던 양천구 목동 주택시장은 날씨만큼이나 찬바람이 가득했다.

지난 12일 취재차 찾은 목동 소재 M부동산 사장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이달 들어 단 한 건도 거래를 진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보시다시피 거래도 안되고 문의 전화조차 없다"면서 "9월 재건축 기대감에 중개업소당 최소 1~2건씩 거래가 이뤄졌지만 이후 가격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거래 불씨가 사그라들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인근 다른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았지만 상황은 마찬가지. 박희란 송학공인 대표는 "9.1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잠시 거래가 늘었지만 이젠 그런 분위기도 사라졌고 가끔 걸려오는 전화도 시세가 얼마나 빠졌는지 확인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9.1 부동산 대책 발표이후 평형별로 4000만~1억원이 한꺼번에 상승하면서 오히려 거래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매도호가가 과하다 보니 이미 가격 등락을 경험했던 대기수요자들이 호가가 다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목동 아파트 단지는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된 이후 추가적인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양천구 아파트 거래는 9월 352건을 기록한 이후 10월 562건, 11월 355건, 12월 현재 116건을 기록했다. 매매 거래량 집계가 실제 계약일이 아닌 신고일 기준이라 1~2달의 시차가 있어 현재 기록된 내용도 대부분 9~10월 거래된 매물이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재건축 연한 단축에도 불구하고 실제 목동아파트의 재건축 움직임이 거의 없다는 데 있다. 9.1대책으로 인해 재건축 연한이 단축되면서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는 가장 큰 수혜대상으로 거론됐다.

1985년에 지어진 1~2단지와 1986년에 준공된 3~6단지는 각각 2015년과 2016년부터 재건축이 가능하다. 또 1987년에 준공된 8~10단지는 2019년에서 2017년으로 연한이 단축됐다. 1988년 준공된 7단지와 12~14단지는 2022년에서 2018년으로 재건축 추진이 4년이나 앞당겨졌다. 특히 이들 단지들은 재건축 사업성의 척도로 여겨지는 용적률이 110~160%대로 낮은 편이어서 강남권 재건축과 비교해서도 사업성이 높다고 여겨졌다. 여기에 전통적으로 우수한 학군을 갖춰 재건축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목동 소재 L공인 관계자는 "현재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중에 추진위가 설립된 곳은 한 군데도 없다"면서 "강남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을 통해 인테리어가 잘된 중대형 평형이 다수 포함돼 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 생활환경도 편리하고 쾌적해 무리하면서까지 재건축을 추진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목동 아파트는 초기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매물 위주로 빠르게 매물이 소진됐지만 이후 오른 매도 호가에 매수세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 조정기간을 겪고 있다. 목동신시가지 1단지 89㎡는 연초 5억6000만원에서 9월엔 5억8000만~6억원으로 오른 이후 시세가 제자리 걸음이다. 목동신시가지 4단지 115㎡는 이달 시세가 8억6000만원으로 전달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형면적인 181㎡도 시세가 보합세다. 이들 단지의 지난 9월 시세는 전달대비 최고 4000만원 뛰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재건축 연한 단축으로 매도인들의 기대감은 높아진 반면 현실적으로 먹고 살기 힘든 매수인들은 그 가격에 대해 거부감을 일으킨 것"이라며 "주택의 가격이 중장기적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거래가 주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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