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주 천국 부산 … 롯데 저도주 마케팅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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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0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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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운 기자 = 부산을 잡기 위한 주류업체들의 몸부림이 거세다.

전국구 주류업체들은 부산 시장을 전방위로 공격하고 있지만 향토기업들의 만만치 않은 수성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실제로 부산의 대표 소주와 위스키로 자리잡은 좋은데이(무학)와 골든블루의 위세는 하늘을 찌를 태세다. 

오히려 좋은데이와 골든블루가 최근 부산을 기반으로 무대를 전국으로 옮기고 있어, 전국구 주류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골든블루는 36.5도, 좋은데이는 16.9도로 알코올 도수가 가장 낮은 위스키와 소주다. 이들이 부산에서 1위 브랜드로 자리잡은 것은 향토기업이라는 특성도 있지만, 부산시민들의 입맛이 저도주에 길들여지고 있는 것으로도 분석되고 있다.

◆ 롯데 저도주로 '부산 러시'

롯데는 부산 시장 공략을 위해 '저도주' 카드를 내밀었다. 그동안 아킬레스건이었던 맥주사업에도 진출하며 사실상 종합주류기업으로 변모한 롯데주류에게 부산은 더 이상 그냥 두고볼 수 없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향토기업들이 즐비한 부산에서 어느 정도 안착한다면 소주 시장에서 좋은데이를 밀어내고 참이슬과의 팽팽한 승부를 기대할 수 있다. 또 고전하고 있는 위스키 사업에서도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는 만큼 부산은 롯데에게 전략적 요충지나 마찬가지이다.

저도주 애호가가 유난히 많은 부산을 공략하기 위해 롯데가 선택한 것은 올해 출시한 위스키 '주피터 마일드 블루'다.

블렌디드 위스키 '스카치블루'만 판매해오던 롯데주류는 지난 7월 35도인 주피터 마일드 블루를 출시했다. '골든블루'가 사실상 경쟁 제품이다. 저도 위스키에 저도 위스키로 대적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는 주피터 마일드 블루를 앞세워 부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롯데 자이언츠 치어리더 박기량과 함께 판촉에 나서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처음처럼을 리뉴얼하면서 18도였던 알코올 도수도 17.5도까지 낮췄다. 좋은데이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알코올 도수다. 처음처럼의 저도 리뉴얼은 롯데주류의 부산 공략에 한층더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평가다. 처음처럼과 좋은데이의 현재 알코올 도수 차이는 0.6도다.

주류업계는 부산을 공략하기 위한 롯데의 준비가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분석이다. 향후 맥주 '클라우드'보다 도수가 낮은 일반 라거 타입의 맥주까지 출시되면, 부산 공격이 더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부산 시민 '롯데' 불신 해소가 관건

하지만 롯데가 부산 주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부산 시민에 대한 불신이 없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산에서 '롯데'는 툭하면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등 브랜드 이미지는 사실상 바닥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이자 현재 푸르밀 회장인 신준호씨의 '먹튀 논란'으로 롯데에 대한 부산 신민들의 불신은 아직까지 가시지 않은 상태다.

2000대 후반 신준호 당시 롯데햄 회장이 시원 소주을 판매하던 대선주조를 사들여 되파는 과정에서 과도한 사욕을 부려, 부산 향토기업을 망가뜨렸다는 비난이다.

당시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은 "신 회장이 2004년 대선주조를 600여억원에 매입한 뒤 불과 3년만인 2007년 사모펀드측에 지분 전량을 3600억원대에 매각하면서 '먹튀 논란'까지 빚은 상태에서 자신의 나머지 채권을 고집하는 것은 욕심"이라며 "향토기업인 대선주조를 망친 장본인인 신 회장은 부산시민을 철저히 우롱하고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또 최근에는 롯데 자이언츠 구단의 사찰 사건까지 터지면서, 부산 시민들이 롯데 빼빼로 불매 운동을 벌이는 등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는 모습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부산 저도주 시장을 뚫기 위한 롯데의 움직임이 시작됐지만 부산 시장에서 성공할지는 좀더 지켜봐야할 것"이라며 "롯데라는 브랜드에 불신을 갖고 있는 부산시민들의 마음을 어떻게 돌리느냐가 롯데주류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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