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의 갤럭시노트] 'K팝스타4', 역시 미원이 들어가야 제 맛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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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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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SBS]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어느덧 시즌4다. 케이블이니 지상파니 할 것 없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쏟아내던 시절, 후발주자 중에서도 가장 늦게 출발했던 ‘K팝스타’가 타 지상파 오디션 프로그램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질 동안 시즌4까지 무리 없이 자리를 지켰다. 언뜻 보면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엔터테인먼트의 기획자를 심사위원으로 내세운 콘셉트 덕인듯하지만 옆집의 흥망성쇠를 지켜보며 차분히 내실을 다진 제작진의 손맛이 큰 몫을 했다.

23일 첫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4’(이하 ‘K팝스타4’)는 그간 쌓은 내공을 똑똑히 버무려내, 오디션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잘 짜인 드라마 같았다. 모든 참가자에게 임팩트가 있었고, 제작진은 그런 참가자의 무대를 각각 기승전결 있게 풀어냈다.

“일곱 남매 중 여섯째로 자라 떼를 쓰지 않는 아이가 됐다. 음악 하고 싶다는 말 한마디를 해 본 적이 없다”는 참가자의 노래를 시종일관 무표정하게 듣던 박진영과 양현석이 “무대도 일곱 남매와 같이 나눌 셈이냐. 왜 버릇없는 외동딸처럼 하고 싶은 걸 다 하지 않느냐” “지루하다”며 매정하게 불합격을 줄 때 유희열이 한 장뿐인 와일드카드(두 명이 반대해도 참가자를 구제할 수 있는 특별 합격 제도)를 꺼내 들어 참가자를 다음 라운드에 진출시켰다.

마이클 잭슨, 스티비 원더, 어셔 등 세계적인 가수를 배출한 미국 신인 발굴 경연대회에서 우승해 미국을 들썩거리게 만든 15세 소녀를 “합격을 받기에 충분한 실력이지만 ‘K팝스타’가 찾는 인재상이 아니다” “왜 40대처럼 노래하느냐”는 혹평으로 탈락위기에 내몰더니 “한 가지 장점을 찾아냈다”며 와일드카드를 건넬 때는 각본이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였다.

Mnet ‘댄싱9 시즌2’, SBS ‘스타킹’을 통해 눈도장을 찍은 6살 댄스 신동 나하은, 시즌3에서 TOP10에 진출해 가수로 데뷔한 남영주의 동생 남소현, 시즌1 당시 뉴욕 현지 오디션에 참여해 찬사를 받았지만 비자 문제로 기권해 3년만에 본선에 진출한 그레이스 신 등 시청자의 구미를 당기는 참가자도 속속 배치했다.

전엔 없던 ‘객원심사위원’이라는 이름으로 오디션을 지켜본 기성 가수들도 똑똑히 제 몫을 다했다. 참가자의 자작곡에 눈물을 흘리고, 폭발적 고음에선 박수를 연신 쳐대더니 의외의 탈락자가 발생하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거나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안타까운 체를 하며 보는 맛을 살렸다. 특히 미국 신인 발굴 경연대회 우승자가 연신 혹평을 받을 때엔 전 시즌 우승자와 준우승자는 “얼마나 더 잘해야 합격할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시즌4가 되면서 심사위원들이 훨씬 까다로워졌다”며 조미료를 쳤다. 역시 음식엔 미원이 들어가줘야 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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