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절기 전력수급 '안도의 한숨'…한수원의 땀 '환골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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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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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 많던 한수원, 전체 전력의 30.1% '안정적 공급'

  • 교훈·경험사례를 통한 예측대응 향상에 주력한 결과

여름휴가기간 동안인 지난 7월 31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를 방문해 월성1호기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기관들은 올 여름철 전력수급 결과에 대해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최대 전력수요가 예상됐던 8월 셋째 주 7900만kW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최대 전력수요(8008만kW)보다 적은 수급실적을 보였기 때문이다. 전력 당국은 특히 올해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최대전력 공급 능력이 650kW 가량 늘어나는 등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영흥5호기, 포천복합 1호기, 양주열병합 등 신규발전기 준공과 더불어 월성 1호기와 한울 1호기 등 일부 원전을 제외한 핵심 원전들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등 전력 수급의 굳건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2012년 한국수력원자력의 고리1호기 정전사건 및 납품비리·품질시험성적서 위조 등과 관련된 일부 원전 정지 상황을 고려하면 전력수급 안정을 위한 정부와 관련 기관들의 노력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력 수급과 관련해 각종 비난의 대상이 돼왔던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 안전운영을 위해 뼈를 깎는 자성의 노력을 묵묵히 진행했다는 점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14일 한수원에 따르면 올해 하절기 23기의 원전은 단 한건의 불시정지도 없이 우리나라 전체 전력공급의 30.1%를 안정적으로 공급했다.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기간인 7·8월 한수원 본사 및 사업소가 ‘24시간 전력수급 대책상황실’을 마련하고 고장·정지를 발생시킬 수 있는 취약설비에 대한 점검과 원전 가동상태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한 결과다.

◇ 하절기 전력수급 ‘안정’, 골칫거리서 ‘환골탈태’

지난 2011년 9월 15일 전국적인 대규모 순환정전이 발생하는 등 해마다 반복된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공포는 여름철이면 되풀이되는 골칫거리였다. 여름철 전력피크기간동안 ‘전력수급 비상’은 냉방수요가 전체의 25%를 차지하는 등 기상상황에 따른 변화가 전력수급 안정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전력수요량이 폭증하는 여름철, 대규모 정전을 막기 위해 각 원전과 발전소 등 전력수급 기관들은 비상사태에 대한 대비체제를 가동하느라매년 사투를 벌이고 있는 셈이다.

그 중 탈이 많던 한수원의 경우 조석 사장이 취임한 이후 현장 경영을 최우선으로 표명하며 매달 현장 집무를 수행하는 등 최일선 안전운영을 진두 지휘 해왔다. 발전소 운영의 책임자인 발전팀장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현장의 애로사항과 개선방안을 직접 듣고 현장의 문제를 해소하는 등 안정적인 원전과 건강한 조직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현장 정책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이러한 탈바꿈은 작년 75.5%인 원전 이용률이 올해 85.4%로 약 10% 증가되는 등 올해 하절기 전력수급 안정화에 큰 부분을 차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7·8월 전체 구입전력량을 보면 7월 실적은 29만1829GWh로 전년동월인 28만8290GWh 보다 높다. 8월의 경우는 33만3427GWh로 지난해 33만1789GWh과 비교해 소폭 증가했다.

이 중 한수원의 주요 원전 발전량은 8월말까지 10만5310GWh를 기록하는 등 86.0%의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여름 냉방규제를 강화하는 등 무더위 찜통으로 사회적인 불편을 겪은 작년과 비교해 탄력적인 전력수급 및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함을 나타낸다.

◇ 교훈·경험사례를 통한 예측대응 향상

모든 원자력발전소는 24시간 국가의 동맥인 전력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긴장감 속에서 운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수원이 전력수급대책 상황실을 운영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주간은 상황실 근무조, 야간은 원전운영 종합상황실 근무자 겸임, 주말 및 공휴일은 원전운영 종합상황근무자(사업소 당직근무자)가 상황근무에 온 신경을 집중해왔다.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기간에는 고장정지 유발설비, 고온·자연재해 취약설비 등 취약설비 점검을 강화하면서 대규모 정전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일조한 케이스다.

그 일례로 ‘너구리·할롱·나크리’의 태풍북상이 대표적이다. 당시 잇따른 태풍 피해가 예상되자 한수원은 예상가능한 문제점을 분석해 비상디젤발전기 건전성, 소외전원상실 시 비상대응 시나리오 등을 재점검했다. 현장 훈련을 통한 원전 안전성의 확보 등 대응체계를 완비한 사례인 것.

‘하늘아래 새로운 사건은 없다’ 이는 원전운영 전문가들 사이에 자주 사용되는 말이다. 우리나라도 고리1호기 최초 운전 이후 약 36년간 원전을 운영하면서 수많은 운전경험 및 사고고장 대응방안을 축적해왔다. 아울러 국제원자력기구(IAEA)·세계원전사업자협회(WANO) 등을 통한 전 세계 원전 사건들과 발생 원인들에 대한 분석도 원전 안전운영 달성에 주요한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더욱 적극적인 대응을 위해 도입된 전사 화상회의도 눈여겨볼 시스템이다. 각 발전소의 경험 및 대응책을 즉각적으로 공동 논의할 수 있는 등 유사사건의 재발 방지와 신속한 대응 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최일선 종사자의 운전기량 향상…“결국 사람”

세월호 참사의 교훈에서 느꼈듯, 아무리 시스템과 설비가 완벽해도 설비운영자의 기량이 부족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게 원전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최일선 종사자의 운전기량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원전 운전원은 원전 이상상태 발생 때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일선 전투부대로 통한다. 그만큼 최후의 방벽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원전 운전원들의 역량 향상이 관건이다. 인적실수에 의한 발전정지가 크나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올 여름철 전력수급의 안정궤도에 일조한 원전 운영사들도 원전 운전원들의 역량 향상은 공통적인 목표다. 최근 한수원도 하절기 전력수급 안정을 위한 일환으로 인적오류 발생 제로화를 선언하고 있다.

한수원은 원전 운전원의 운영기술 및 선진기법의 습득, 운전원 반복 교육, 우수운전원 선발 포상, 인적오류 예방대책의 정착화 등 꾸준한 인적오류 근절 프로그램을 시행하면서 인적실수에 의한 발전정지가 현격히 감소하는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최근 해외원전 수출·국내 건설호기의 증가 등에 따라 운전경험인력이 신규사업으로 빠져나가고 가동원전의 운전원 평균근무년수도 급격히 감소하는 등 운전원의 경험이 부족했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관련분야 유경험 퇴직자를 활용한 교육 및 운전원 멘토기능 강화, 발전과장 보직신설 등으로 운전원의 운전역량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로 인해 하절기 불시정지 및 인적오류에 의한 사건이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고 안전하게 운영하는 결과를 달성했다”면서 “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적극적인 운전역량 향상을 위해 전 원전 운전원의 ‘베스트 퍼포먼스’를 도출하고 모든 원전에 적용하는 등 운전원의 개인역량을 상향평준화 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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