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인니 제철소, 후판 첫 수출국은 일본, “중국산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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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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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지난해 12월 가동을 시작한 포스코의 첫 해외 일관제철소 ‘PT 크라카타우포스코’가 생산한 선박 건조용 후판의 최초 수출 국가는 일본이었다.

규격과 품질에 있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을 첫 수출 국가로 내세웠다는 것은 포스코크라카타우의 기술력을 인정받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그만큼 품질에 있어 자신 있다는 뜻이다. 특히, 포스코는 크라카타우포스코에서 생산한 후판의 가격을 중국산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까지 낮춰, 포항과 광양 등 한국에서 생산되는 후판과 함께 ‘하이 앤 로(High & Low)’ 가격 전략을 취함으로써 다양한 고객들의 수요에 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일본 관세협회가 발표한 6월 자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6월에 총 19만729t의 후판(HS코드 7208 기준)을 수입했다. 국가별로는 한국으로부터 가장 많은 11만4274t을 수입했으며, 대만 4만5907t, 중국 2만4773t 순 이었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인도네시아로부터 5402t을 수입했다는 점이다. 일본이 인도네시아산 후판을 1000t 이상 수입한 것은 지난 2008년 8월(7051t) 이후 약 4년여 만이다. 이번 수입으로 인도네시아는 단숨에 일본의 4번째 후판 수입국으로 올라섰다.

일본이 수입한 후판은 크라카타우포스코에서 생산한 제품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유통상들은 본격적인 주문에 앞서 후판의 품질이 적절한지를 테스트하기 위한 샘플 물량으로 이를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라카타우포스코 후판 가격은 상당한 메리트를 갖췄다. 6월 일본의 후판 평균 수입가격은 한국산이 t당 632달러, 중국산이 560달러인데 반해 크라카타우포스코 후판은 575달러로 중국산과 직접 경쟁이 가능한 수준이다. 중국산 후판에 대해 100% 신뢰를 못하고 있는 일본 유통상과 조선업계는 흥미를 가질만하다. 저가 공급이 가능한 것은 한국에서는 철광석과 석탄 등 쇳물을 생산하기 위한 연·원료를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지만 인도네시아에는 이들 연·원료 매장량이 풍부해 저렴한 가격에 원료를 공급받을 수 있다.

또한 합작사인 크라카타우스틸이 보유하고 있는 도로·철도·항만·전력·용수 등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한 ‘브라운필드(Brown Field)’ 투자방식으로 제철소가 건설돼 초기 투자비용을 줄였고, 크라카타우스틸의 건설 및 조업 경험과 포스코의 제철소 운용 노하우 및 기술력을 결합해 가격 경쟁력이 높은 후판을 생산할 수 있다.

이에, 신일철주금과 JFE 등 일본 철강업체들은 이번 샘플 물량의 수입을 놓고 벌써부터 향후 인도네시아산 후판 수입이 증가할 것이라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물론, 단기간 내에 크라카타우포스코의 후판이 시장의 주요 요소로 떠오르진 않을 것이다. 현재 고로 1기에서 뽑아낸 쇳물로 생산되는 후판은 연간 120만t으로, 인도네시아 자국 수요도 많아 수출량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철강업계에서는 이미 크라카타우포스코의 후판 판매가 본격화 되면 세계시장에서 이익 제로를 감내하면서 경쟁하고 있는 중국, 일본산 후판의 상당 몫을 빼앗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포스코도 다양한 고객층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대형 고객사의 주문량은 한국에서, 고정 물량의 장기 공급보다 가격에 민감한 고객층에게는 크라카타우포스코의 제품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제철소를 통해 포스코는 품질에 이어 가격에서도 경쟁력을 갖게 됐다”며,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경쟁사들보다 한 발 더 앞서 나가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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