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팀, 에이즈바이러스 유전체 분해 효소 발견…새 백신 개발 실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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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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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 증후군) 원인 바이러스 유전체를 분해하는 효소를 발견했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안광석 교수와 유정민 박사과정 연구원은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의 RNA(세포 속 고분자 유기물인 핵산의 일종)를 직접 분해함으로써 감염을 억제하는 효소를 찾아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진은 일종의 세포 내 단백질 'SAMHD1'이 RNA 분해효소로서 활성화해 HIV-1 유전체 RNA를 분해하고 감염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SAMHD1은 염기서열에 관계없이 HIV-1 RNA만을 인식한 뒤 분해했다.

또 연구진은 세포 내 염기(핵산을 이루는 단위체)의 농도가 SAMHD1의 활성 여부를 조절, 감염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밝혀냈다.

SAMHD1에 HIV-1 감염 억제 능력이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졌으나, 정확한 작용 원리가 규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염기 농도가 낮은 세포에서는 HIV 증식이 어려운데, 지금까지는 HIV 증식에 필요한 역전사효소(RNA를 주형으로 상보적 서열의 DNA를 합성하는 효소)가 제대로 기능할 수 없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서울대 연구진은 염기 농도가 낮으면 RNA 분해효소로서 SAMHD1가 활발해지면서 HIV RNA를 직접 분해해 감염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현재 시판 중인 많은 항-HIV 약품들이 염기 농도를 조절하거나 역전사효소를 무력화하기 위한 것인 만큼, 이 결과로 관련 연구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안 교수는 "HIV는 빠른 속도로 돌연변이를 일으켜 그동안 효과적 백신 개발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SAMHD1은 돌연변이에 상관없이 RNA를 분해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개념의 백신 개발 연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에이즈는 면역세포가 파괴되는 후천성 면역결핍증후군으로, 현재 세계 인구 중 약 4500만명이 감염됐고 연간 300만명이 이 질병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한편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을 통해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 성과는 네이처 메디슨지(Nature Medicine) 21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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