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중국비즈(16)]자립률 높여가는 석유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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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11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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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자동차, 전자, 건설, 섬유산업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원자재들을 생산해내는 석유화학산업은 ‘산업의 쌀’이라고도 불린다. 석유화학 제품들은 플라스틱, PET병, 합성섬유, 비닐제품 등 거의 모든 생활용품에 사용된다. 세계의 공장이며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은 과거부터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단연 지리적으로 가까운 우리나라의 석유화학제품들이 중국시장에 대거 수출됐었다. 석유화학제품은 우리나라의 5위 수출품목(지난해 420억달러)이다. 수출되는 석유화학제품 중 65%가 중국으로 향한다. 하지만 중국이 지속적으로 석유화학 설비 증설을 하고 있으며, 이에 더해 지난달 중국이 전국 7곳에 대규모 첨단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할 것으로 전해지는 등 국가적인 자원을 집중시키고 있다. 7곳의 석유화학단지는 주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는 중국 석유화학 제품의 자급률 제고로 이어지며, 우리나라의 수출감소와 우리 업체들의 가동률 저하로 연결될 것이라는 우려다.

◆7곳 신규 대형 석화단지 조성계획

중국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신규 석유화학단지 7곳은 랴오닝(遙寧)성 다롄(大連)시 창싱다오(長興島), 허베이(河北)성 차오페이뎬(曹妃甸)신구, 장쑤(江蘇)성 롄윈강(連雲港), 상하이(上海)시 카오싱(漕涇), 저장(浙江)성 닝보(寧波), 광둥(廣東)성 후이저우(惠州), 푸젠(福建)성 구레이(古雷)다. 이와 관련 발전개혁위원회 산업협조사 석유화학처 차이룽화(蔡荣华) 처장은 “석유화학 산업단지 조성과 관련된 계획은 현재 마무리단계며 날짜를 잡아 조만간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또한 지난달 개최된 국무원 상무위원회에서도 석유화학 산업과 관련된 계획들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원 상무위원회는 규모를 갖춘 국유에너지기업을 통해 이들 지역에 대규모 첨단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할 것이며 또한 난립되어 있는 저가제품 공장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대형화시킨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앞서 중국은 지속적으로 석유화학 생산설비를 증설해 왔다 . 중국의 에틸렌 생산능력 확장은 2008년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중국은 중동과 함께 에틸렌 설비가 가장 급속하게 늘어난 지역이기도 하다. 중국의 에틸렌 확장은 2013년 이후에 더욱 탄력을 받아 2016년에는 연산 2500만t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틸렌 생산량 확대는 석유화학 제품의 주류를 이루는 에틸렌계 유도품 생산확대로 이어진다. 에틸렌계 유도품은 나프타를 분해하여 얻은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중합해 만드는 석유화학 제품으로,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스티렌모노머, 염화비닐, 아크릴로니트릴 등이 이에 속한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중국의 에틸렌계 유도품 생산능력은 2017년 세계 14%의 비중(2600만t)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급률 제고, 합성고무 93%

설비확장은 자연스레 자급률 제고로 이어진다. 3대 석유화학제품인 합성수지, 합섬원료, 합성고무 모두 자급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합성수지의 경우 2008년에는 자급률이 60% 전후를 유지하다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해 2013년에는 68.3%를 기록했다. 페트로차이나와 시노펙의 설비증설로 합성수지의 하위제품인 PE(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 ABS(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 수지의 자급률은 2013년 기준으로 각각 58%, 72%, 68%에 달했다. 글로벌기업들의 중국내 합작법인 설립도 합성수지 자급률 제고에 영향을 끼쳤다.

합섬원료 역시 대표품목인 TPA(테레프탈산)의 자급률 향상에 힘입어 지난해 66.0% 수준을 기록했다. TPA는 2013년 한 해에만 무려 1120만t의 생산설비가 증설되면서 자급률이 93%로 급상승했다. 3대품목 중 마지막인 합성고무는 2011년부터 80% 이상의 자급률을 달성해 왔다. 중국내 자동차 타이어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제품의 수요 역시 급증했으며, 이에 동반해 합성고무의 생산시설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특수합성고무(EPDM, NBR등)는 아직까지 낮은 자급률(50%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이 역시도 빠르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소재, 고부가 상품 개발도 박차

중국의 석유화학업계는 양적인 성장과 함께 질적인 성장도 꾀하고 있다. 이는 전폭적인 정부지원을 토대로 진행되고 있다. 중국정부는 12차5개년규획(2011년에서 2015년까지의 발전계획)에서는 원료 다각화를 산업 발전정책의 중점 목표로 설정했다. 또한 원료 수급구조 개선과 안정적인 제품 공급구조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구체적으로 석유화학산업 발전을 뜻한다.

이에 따라 중국의 지방정부들은 12·5규획에서 범용제품을 탈피해 고부가가치 신소재에 집중하는 지방 석유화학 산업 발전계획안을 마련해 시행중이다. 베이징은 기존의 산업배치를 재조정하고 제품구조를 다양화하여 석유화학 신소재 개발에 집중하는 것을 정책목표로 삼았고, 광저우 시정부는 기존 석유 화공산업의 주요 배치를 가치사슬 단계별로 세 구역으로 분할하여 산업의 효율화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밖에 상하이는 정밀화학 및 화학 신소재 개발을 위한 화학산업 구조조정을 계획하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종업원 1인당 생산액 증가율도 늘어나고 있다. 2011년에는 인당 생산액이 36.2% 증가하며 중국 정부의 화학산업 선진화 정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 밖에도 중국은 매장량이 풍부한 석탄을 이용한 석탄화학산업에도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2018년까지 총 33개의 CTO/MTO 프로젝트를 통해 약 1890만t의 폴리올레핀 생산능력을 확보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CTO(CTO:Coal to Olefin)는 석탄에서 올레핀을 추출하는 기술이고 MTO(Methanol to Olefin)는 메탄올에서 올레핀을 생산하는 공정이다. 석유 추출물인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전통적 석유화학산업과는 차이가 크다. 중국은 이미 석탄 주요매장지인 네이멍구 근처에 석탄화학 생산공장을 집중 건설하고 있다.

◆우리나라, FTA 체결이 활로

중국의 자급률 제고로 우리나라 석유화학제품의 중국시장내 입지는 점차 약화되 가고 있다. 2011년까지 한국의 대중국 석유화학 수출 증가율은 두 자리 숫자를 기록했지만 이후 증가율은 한자리수로 내려왔다. 이에 더해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2010년과 2011년은 합성수지와 합섬원료 부문의 활황으로 각각 14.9%, 29.8%의 수출증가율을 기록했지만 2011년 이후로 합성수지와 합섬원료 부문이 감소세로 전환했다.

2013년에는 기초원료 부문에서 P-X(파라자일렌)가 수출 증가를 이끌었지만 올들어 공급물량이 많아지면서 제품 가격의 하락했고, 수출증가세를 이어나가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2008년 이후 중동의 신규설비에서 쏟아져나온 물량이 중국에 밀려온 것도 우리나라 제품수출에 악영향을 끼쳤다. 합성수지 부문에선 2008년에 8.3%에 불과했던 중동의 점유율이 2012년부터 한국을 추월하여 2013년에는 가장 높은 27.9%를 차지하고 있다. 합섬원료 부문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난 3일 서울에서 개최됐던 한중정상회담에서 올해내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타결짓기로 한 점은 우리나라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가경쟁력을 갖춘 중동 산유국들의 물량공세와 중국 로컬기업들의 석유화학제품에 맞서 우리나라 제품은 관세와 수송비가 포함된 가격에 팔리는 만큼 원가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상황이다. 특히 6.5%의 관세가 적용된 국내산 제품들은 중국 내수용 중간재로 쓰이기에는 가격 부담이 크다. SK그룹이나 GS그룹이 중국내에 석유화학 생산설비를 갖추며 현지상황에 대응하고 있지만, 일부 고부가가치 제품의 경우 생산 효율성 측면에서 중국내 생산이 부적합한 면이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가장 유효한 대책으로 지적돼 왔던 한·중 FTA가 올해내로 타결된다면 석유화학의 대중수출은 다시금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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