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침수 2배"… '900mm 물폭탄' 거제, 대형 참사 면한 반전

사진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진=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대한민국 관측 사상 역대 최대 수준의 폭우가 거제와 남해안 일대를 강타한 가운데 유례없는 기습 호우 속에서도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었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5일 0시부터 17일 오후 5시까지 거제 지역 누적 강수량은 910.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짧은 시간 동안 거센 비가 집중되며 거제 옥포동의 한 아파트 인근에서는 산사태가 발생, 토사가 주택과 차량을 덮쳐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주택·도로 침수 및 수목 전도 등 피해 신고만 2300건을 넘었고, 240세대 380여 명의 주민이 임시주거시설로 피신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그러나 수치상 기록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대형 참사를 막아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중공업이 위치한 장평동에서 거제시외버스터미널과 고현동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매립지와 기존 지반의 높이 차로 인해 물이 쉽게 고이는 상습 침수 지역이다. 특히 이 일대는 백화점과 영화관, 대형마트 등 편의시설이 밀집해 있어 자칫하면 대규모 도심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고위험 구역이었다.

도심 참사를 막아낸 결정적 요인으로는 거제시가 수년 전 구축한 방재 인프라가 꼽힌다. 거제시는 2018년 고현항 항만재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총사업비 약 700억 원을 투입해 고현만 매립지 일대에 초대형 배수펌프장을 건설했다. 해당 시설은 시간당 무려 11만 톤의 침수용수를 바다로 퍼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설계 범위를 뛰어넘은 비현실적인 강수량 탓에 초반 도심 도로가 허리 높이까지 잠기는 등 일시적 침수는 피할 수 없었으나, 배수펌프장이 가동되면서 불과 3시간 만에 시가지의 물을 대부분 퍼내는 데 성공했다. 이에 지자체와 소방 당국은 빠르게 도로 피해 파악 및 조기 복구 작업에 돌입할 수 있었다. 여기에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 지형 특성상 배수가 용이했다는 점도 피해를 줄이는 데 한몫했다.

온라인상에서는 과거 수만 명의 희생자를 낸 베네수엘라 참사(3일간 911㎜)나 서울 강남역 침수 사고(350~400㎜)와 비교하며 거제시의 선제적 치수 사업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비슷한 강수량이었던 베네수엘라에서는 수만 명이 희생됐다는데 700억 원으로 수천억 원 이상의 가치를 해냈다", "치수 사업을 추진한 당시 관계자와 공무원들에게 포상해야 한다", "침수 3시간 만에 물을 다 빼낸 것은 치수 행정의 모범 사례"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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