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1000원짜리 양말 두 묶음과 공직자의 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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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0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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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경제부 기자]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의 진도 팽목항 숙소 한쪽에는 1000원짜리 양말 몇 묶음이 놓여있다. 잠자는 시간까지 쪼개 실종자 수색 작업을 지휘하고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느라 빨래할 짬이 없기 때문이다.

얼마 전 팽목항에서 복귀한 해수부 공무원은 "이주영 장관이 사고 수습을 위해 팽목항을 한시도 떠나지 않으면서 실종자 수색작업 독려와 유가족 돌보기에 시간이 모자라 값싼 양말을 다발로 사놓고 돌아가며 신는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80여일 동안 이주영 장관은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에 출석한 일 말고는 단 하루도 팽목항을 떠나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국회에 참석하라는 국회의원들의 요구도 단칼에 거절했다. 하루라도 빨리 실종자를 수습해 가족의 품에 돌려보내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기 때문이었다.

장관 취임 40여일 만에 세월호 참사를 맞은 그는 사고 초기 유가족에게 멱살이 잡히고 온갖 욕설과 원망을 받을 때도 별다른 변명 없이 "제가 죄인입니다. 잘못했습니다"라며 유가족 곁을 떠나지 않았다.

지난달 군에 입대한 아들은 아버지 얼굴도 못 보고 입소했으며 부인이 갈아입을 옷을 주기 위해 현장에 왔지만 만나지 않고 직원을 통해 전달받았다.

그의 이런 진정성이 유가족에게 전달된 것일까. 이제는 유가족들이 "마지막 한 명을 찾을 때까지 이 장관이 더 힘써줬으면 좋겠다"며 그에게 의지하는 모습이다.

진보 논객인 조국 서울대 교수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그의 낮은 자세와 묵묵한 모습은 배우고 싶다"고 전한 바 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역시 "사고방지를 못 한 책임과 초기 대응 잘못은 씻을 수 없지만 끝까지 팽목항에 남아 실종자 가족과 함께한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장관의 이런 행보는 어찌 보면 공직자의 당연한 도리다. 하지만 잘못을 저지른 후 사과 한번 달랑에 도망치듯 사표를 던지거나 책임을 회피하려는 공직자의 모습에 너무 익숙해져 버렸기에 더욱 그의 진정성에 격려를 보내고 싶다.

하루 빨리 대한민국에 이 장관의 책임감 있는 모습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날이 오길 기대하며 그가 세월호 국조특위에서 밝힌 대로 아직 찾지 못한 11명의 실종자를 가족의 품에 돌려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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