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베이커리보다 슈퍼마켓 빵집이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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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2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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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대형 유통업체, 지역마트 인수… '눈가리고 아웅' SSM 확장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삼성·LG·현대차 등 대기업들이 골목상권에서 속속 철수하는 반면 일부 유통업체들은 소상공인들에게 치명적인 '독'(毒)으로 작용하는 기업형슈퍼마켓(SSM)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특히 최근 화두로 떠오른 '빵집'의 경우, 호텔이나 백화점보다 SSM에서 운영하는 베이커리 코너가 자영업자들에게 훨씬 위협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대부분의 SSM 매장에서는 빵을 직접 구워 판매하는 '제빵 코너'를 운영 중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SM마트 인수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SM마트는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SSM 28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마트는 이마트에브리데이·메트로·킴스클럽마트 등 기존 72개 SSM 매장을 이번 승인으로 105곳까지 늘렸다.

롯데슈퍼도 지난 24일 공정위로부터 CS유통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 받았다. 이에 따라 롯데슈퍼는 기존 315개 매장에 CS유통의 굿모닝마트 35곳·하모니마트 176곳을 더해 모두 526개 매장을 확보했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와 GS슈퍼마켓는 현재 각각 248곳·209곳씩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대형마트들의 SSM 업체 인수로 대기업들의 동네 상권 장악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 이번에 철수를 결정한 호텔신라 '아티제'나 신세계 '데이앤데이·달로와요', 롯데의 '포숑'은 호텔이나 백화점에 입점한 프리미엄 브랜드여서 동네상권 위협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아티제는 27개 매장 대부분이 오피스 빌딩에 입주해 있어, 골목상권 침해와는 큰 연관이 없다는 점도 인정받는 분위기다.

하지만 SSM 매장 내 베이커리 코너는 동네 상권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SSM 대부분이 주거지역 인근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롯데마트는 5000원짜리 '통큰치킨'을 출시했다가, 자영업자들을 고사시킨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1주일 만에 판매를 접은 바 있다. 최근에는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반값 피자를 선보였고, 동네 자영업자들은 '울며겨자먹기식'으로 가격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한편, 롯데슈퍼는 현재 전국 176개 매장 가운데 141개에서 베이커리 코너를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계열사 롯데브랑제리가 18곳, SPC그룹 삼립식품이 53곳, 일반 개인영업자가 70곳에 입점해 있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대부분 매장에서 계열사 아티제블랑제리가 일반 빵집보다 5배 가량 작은 코너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와 관련, 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는 "대기업이 동네 슈퍼마켓 업체를 인수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다"며 "대기업 간판을 달고 있지는 않지만 실질적인 운영주체는 대기업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 SSM을 확장하면 동네상권은 고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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