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원 순직 사건 관련 '수사 외압'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국회에 허위 답변 자료를 제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균혜 전 국방부 기획관리관과 이갑준 전 국방부 조직총괄담당관이 1심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공전자기록위작 및 위작공전자기록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유 전 관리관과 이 전 담당관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범죄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죄질이 가벼운 피고인에게 형의 선고를 미루고, 2년 동안 특별한 사고 없이 지내면 형을 면해주는 제도다.
앞서 유 전 관리관 등은 2023년 8월 군 수사조직 개편안과 관련한 국회의원실 서면 질의에 '군사경찰 조직 개편 계획은 공식 검토한 바 없고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허위 답변서를 국회 의정자료 전자유통시스템을 통해 제출한 혐의로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명현 특별검사)에 의해 기소됐다. 특검팀은 결심공판에서 유 전 관리관에게 징역 2년을, 이 전 담당관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국회에 제출한 답변 자료의 내용이 허위이며 전자유통시스템을 통한 제출 역시 공전자기록 위작 및 행사에 해당한다고 보고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행정부처에 대한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는 중요한 의정 수단인 만큼, 피고인들이 국회 질의에 응하기로 한 이상 사실대로 답변해야 했다"며 "국방부 기획관리관으로서 주도적 역할을 한 점은 불리한 양형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범행의 경위와 형평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고 유예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군사경찰 감축안 검토 기사에 대해 비공식적인 사안까지 사실대로 답변하기 어려웠을 사정이 참작된다"며 "상관의 지시에 따라 자료를 기안·제출한 피고인들의 행위에 비추어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공무원들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 입게 될 불이익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번 사건은 2023년 7월 채 상병 순직 사건 당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로 특정한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격노해 군 수사인력 감축을 지시했다는 의혹에서 비롯됐다.
유 전 관리관 등은 당시 군 수사인력을 감축하는 조직 개편 보고서를 작성했으나, 이후 검토가 중단·폐기되자 국회 질의에 이를 부인하는 답변을 제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및 직권남용 혐의로 함께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핵심 피고인들에 대한 1심 재판은 같은 재판부(형사합의27부)심리로 오는 11일 공판기일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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