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을 수사하는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이 공개 검증에서 이의가 제기된 투표지를 대상으로 정밀감정 준비에 들어갔다. 현장 검증을 마친 특검은 과학적 분석을 통해 위법 여부를 가리는 한편, 검증 과정에서 드러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대국민 설명도 미룰 수 없게 됐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지난달 28∼2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공개 검증한 투표지 약 247만장 가운데 추가 확인 필요성이 제기된 700여 장의 이상 유무를 자체 분석하고 있다. 이 중 정밀감정이 필요한 투표지를 선별해 이르면 다음 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나 공소청 본청 법과학기획관 등에 감정을 의뢰할 계획이다.
감정 대상은 표면이 훼손됐거나 사후 변형·변질 흔적이 있는 투표지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개 검증 당시 국민의힘 측 참관인들은 접힌 흔적 없이 빳빳하거나 인주가 희미한 투표지 등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이의 제기 자체가 위·변조나 위법 행위의 확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특검팀은 약 700장 전부를 외부기관에 보내는 대신 자체 분석을 거쳐 감정 대상을 정하고, 분석 결과를 토대로 관련 수사로 이어갈지 검토할 방침이다.
관련 장비도 정밀감정 대상에 포함된다. 특검팀 관계자는 "정밀감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투표지와 관련 장비의 경우 한 치 의혹도 남지 않도록 후속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개 검증 전날인 지난달 27일 경기장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폐쇄회로(CC)TV 자료 등을 통해 외부 침입 흔적이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이의가 제기되지 않은 투표지는 추가 검증에 대비해 선관위에 현 상태로 보전하도록 요청했다. 해당 투표지는 선관위 청사가 아닌 별도 장소로 옮겨져 출입통제시스템과 CCTV, 24시간 상주 보안요원 등의 관리 아래 보관되고 있다. 특검팀은 경기장에서 반출할 때부터 수사관이 동행해 하차·적치 과정을 직접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 대한 후속 수사도 관심이다. 특검팀은 경기장 압수수색 영장에 노 전 위원장을 직무유기 혐의 피의자로 적시했다. 별도로 외유성 출장 의혹과 관련해서는 지난달 21일 자택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압수물 분석 후 소환조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구체적인 조사 일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추가 의혹 자료도 특검에 제출될 예정이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22대 총선 당시 전국 57곳에서 수기 개표상황표와 전산 개표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85개 사례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자료는 2일 오후 3시 특검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기록 차이의 원인이나 고의적인 허위 입력 여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공개 검증 뒤에도 검증 방식과 증거 보관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특검 수사를 전적으로 불신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수사 대상인 선관위가 검증 작업에 참여한 점을 비판했다. "검증을 마친 투표지도 특검이 보관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검증에 앞서 선관위 직원들은 투표지 수량 확인을 보조하고 전체 검증은 특검이 독자적으로 진행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현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검증 과정을 충분히 공개하고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장 검증날인 지난달 28일 집회 참가자들은 "생중계를 막으면 또 다른 의심이 늘어나 검증 절차 전체를 믿기 어려워진다"고 입을 모았다.
정치권에서는 수사 경과를 정기적으로 설명하라는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주 의원은 이날 "국민 알 권리를 위해 매일 브리핑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지난달 12일 수사 진행 상황을 더 자주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밀감정 단계에서 확인된 사실과 아직 검증되지 않은 의혹을 구분하고, 감정 대상과 후속 절차를 수사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설명하는 일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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