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댄 美 경제 흔들리나…오픈AI·앤트로픽 자금조달도 '경고음'

  • AI 회의론...성장주에서 美국채로 자금이동

  • 美 경기침체 가능성…10%→20%로 상승

  • 오픈AI 자금조달 300억→200억 달러 축소

  • 앤트로픽 상장후 신용 '투기등급' 경고음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입구의 전광판 10월 30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이 AI·반도체·기술주를 대거 매도하면서 나스닥 종합지수가 급락했다 사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입구의 전광판. 10월 30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이 AI·반도체·기술주를 대거 매도하면서 나스닥 종합지수가 급락했다. [사진=UPI연합뉴스]

미국 경제가 인공지능(AI) 산업의 투자 열풍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경제성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낮아지고 있다. 최근 AI 관련 기술주가 급락하자 일부 투자자들은 주식에서 미국 국채로 자금을 옮기는 등 위험 회피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AI 회의론에...성장주에서 美 국채로 자금이동

3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물가 상승 효과를 제외한 미국 10년 만기 물가연동국채(TIPS)의 실질금리는 지난주 2.58%까지 하락했다. 이는 9월 초 이후 최저치다. 5년물과 30년물 실질금리도 비슷한 폭으로 떨어지면서 그간의 상승분을 상당 부분 되돌렸다.

TIPS 실질금리는 투자자가 물가 상승을 감안하고 국채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다. 이 금리의 하락은 투자자들이 앞으로의 경제성장과 투자 수익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채를 선호하는 움직임이 강해졌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최근에는 AI 관련 기업의 주가가 흔들리면서 주식 등 위험자산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미국 국채로 자금을 옮기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FT는 이러한 국채 매수세가 투자자들이 AI 산업에 대한 과도한 투자 노출을 줄이고 시장 위험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알파벳과 아마존, 인텔 등 주요 기술기업의 3분기 실적과 향후 전망이 엇갈린 가운데 AI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과 수익성 우려까지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지난주 나스닥100지수는 2%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AI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면서 미국 경제의 성장 지속 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3.4%로 시장 전망치(3.2%)를 웃돌았다. 경제지표상으로는 성장세가 견조하지만, AI 투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향후 성장 전망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달라지고 있는 것.

미국 자산운용사 PGIM의 로버트 소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AI 붐이 미국 경제의 과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제가 과열되면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PGIM에 따르면 올해 초 10%였던 경기침체 확률은 한 달 전 20%로 상승했다. 소킨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주간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 확률이 25%까지 높아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빈센트 라인하트 BNY인베스트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성장의 구성 자체가 우려스럽다"며 "성장이 기술 부문 지출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앤트로픽 '투기등급' 가능성도...자금 조달 '경고음'

AI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 여건에도 경고음이 켜졌다.  FT에 따르면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당초 300억달러를 목표로 했던 신규 자금 조달 규모를 최근 200억달러로 100억달러 낮췄다. 일부 투자자가 투자 약정 규모를 줄이면서 첫 번째 투자 약정 마감액도 200억달러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최대 1000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앤트로픽에 대해서도 상장 이후 자금 조달 여건을 우려하는 전망이 나왔다.

FT에 따르면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은 투자자들에게 앤트로픽이 IPO 이후에도 투자적격 신용등급을 받지 못하고 BB 등급대의 투기등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BB 등급은 투자적격 등급의 최하위인 BBB-보다 낮은 투기등급이다. 연기금과 보험사 등 일부 기관투자자는 투기등급 채권에 대한 투자 규모를 제한하고 있어 앤트로픽이 향후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할 수 있다.

S&P 글로벌도 지난달 30일 메타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AI 인프라에 대한 막대한 투자로 현금흐름 적자가 이어지고 부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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