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립국어원 문어 말뭉치 사업 관련 저작권 침해 손해배상 사건의 상고심이 진행되는 가운데, 향후 대법원 판단이 AI 학습용 데이터 거래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30일 사단법인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는 항소심이 손해액 산정의 근거로 삼은 2023년 웅진북센과 체결한 합의에 대해 "사업의 공익적 취지와 분쟁 해결의 특수한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협은 이러한 합의금액을 AI 학습용 데이터의 이용대가를 정하는 일반적인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출협은 "당시 합의는 공공 언어자원 구축이라는 사업 취지와 분쟁의 조기 해결, 장래 이용 조건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졌다"며 "이러한 특수한 사정이 반영된 합의금액을 현재의 AI 학습용 데이터 거래에 일반적인 가격 기준으로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출협은 AI 학습용 출판데이터 거래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과거 분쟁 해결을 위한 합의와 현재의 이용허락 거래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 참고할 만한 공개 사례가 거의 없다 보니 과거 합의 금액이 사실상의 '시세'처럼 인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말뭉치 사건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당시 합의의 지급 기준이 손해액 산정의 주요 근거로 고려된 만큼, 합의의 경위와 적용 범위가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출협은 이러한 금액이 공공사업이나 민간 AI 기업의 데이터 확보 과정에서 '표준 대가'처럼 받아들여질 경우 새로운 시장이 출발부터 왜곡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출협은 2023년 합의에 대해 추가 정산의 가능성을 열어둔 합의였다는 점, 이용 허락의 대가는 이용 목적과 기간, 제공되는 데이터의 범위, 이용 기업의 수와 제3자 이용 가능성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시 합의금액을 다른 거래의 기준으로 적용하려면 이러한 조건의 차이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출협은 새로운 시장이 건강하게 형성되기 위한 원칙으로 사전 이용허락과 정당한 대가를 제시했다. 또 공공사업의 공익적 목적과, 그 사업을 수행하거나 데이터를 확보하는 기업의 권리 확인 책임은 분명히 구별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출협은 "출판사들을 대행한 이용허락 거래를 통해 저자·출판사는 정당한 보상을 받고 AI 기업은 적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구조를 만들어, 출판계와 AI 산업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거래질서를 세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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