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쿠팡 물류센터 불 '배터리 열폭주' 원인…소방청, 조사결과 발표

  • CCTV·국과수 감정서 절연 파괴 확인…배터리 충전율(SOC) 제한 추진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32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감식팀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32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감식팀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7월 발생한 인천 쿠팡32 물류센터 화재의 최초 발화 원인이 적재 물품에 내장된 리튬이온배터리의 열폭주로 추정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소방청 중앙화재합동조사단은 29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앞서 7월 18일 발생한 쿠팡32 물류센터 화재는 진화 작업에만 109시간 30여 분이 소요돼 22일 저녁에야 겨우 진화됐다. 현장에는 소방·경찰 인력 917명과 헬기 7대 등 장비 255대가 총동원됐고, 이 과정에서 소방대원 2명이 연기를 마시거나 탈진해 치료를 받았다.

재산 피해 역시 컸다. 피해액은 부동산 374억 원·동산 766억 원 등 총 1140억 원 규모로 추산됐다.

합동조사단은 현장 CCTV 분석과 관계자 진술을 토대로 B동 6층 선반을 발화 지점으로 짚었다. 당시 해당 구역에는 리튬이온배터리가 탑재된 생활용품들이 들어차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역시 수거한 배터리 잔해에서 셀 절연 파괴로 인한 발화 흔적을 확인했다. 다만 화염 상흔이 심해 정확한 최초 발화 제품까지 가려내지는 못했다.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 건물 일부가 검게 타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 건물 일부가 검게 타 있다. [사진=연합뉴스]

초기에 발생한 불씨는 포장재와 상자로 번진 뒤 외벽과 위층으로 거세게 확산했다. 불길은 옥상 식당이 위치한 8층까지 수직으로 치솟았고, B동 외벽을 타며 A동 방향으로 번져나갔다. 소방당국은 진입 램프 구간에 방어선을 구축해 A동과 하층부로의 추가 연소를 저지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소방청은 대형 물류창고 화재 대응 매뉴얼을 전면 재정비하고 배터리 보관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화재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 보관 시 배터리 충전율(SOC)을 제한하는 방안을 관계 부처와 협의할 예정이다.

최용철 소방청장은 "물류창고는 종이상자와 포장재 등 가연물이 많아 작은 불씨도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며 "리튬이온배터리와 관련 제품을 보관하는 사업장은 보관 구역 관리와 초기 화재 감지에 각별히 주의하고, 가급적 배터리 충전량을 낮춰 보관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쿠팡 물류센터의 안전 불감증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6월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시에도 완진까지 130시간이 걸리고 고(故) 김동식 구조대장이 순직하는 등 참사를 겪은 바 있다. 이후 쿠팡 측은 재발 방지를 약속했으나 불과 5년 만에 유사한 대형 화재가 되풀이됐다.

더욱이 해당 건물은 2020년 5월 건축 허가를 받아 올해 시행된 강화 소방기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신규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 기존 물류창고들에 대해 실효성 있는 특단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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