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염과 소화불량으로 한 달간 약을 복용하고 있던 A씨. 이후 보험에 가입한 A씨는 1년 뒤 위암 진단을 받았다. 갑작스러운 암 진단에 눈앞이 캄캄했지만 미리 보험에 가입해 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보험금을 청구한 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보험사가 가입 전 위염 치료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것이다. 꼬박꼬박 보험료를 납부했는데 과거 위염약을 복용했다는 이유로 보험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는 걸까.
갑작스러운 질병에 대비하려고 보험에 가입했지만, 정작 보험금을 청구할 때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길 때가 종종 있다. 과거 병력이나 치료 사실을 보험사에 제대로 알리지 않는 '고지의무(계약 전 알릴 의무)' 위반이 대표적이다.
가벼운 감기약도 알려야 할까?
고지의무란 보험 가입자가 과거 질병이나 수술, 약물 복용 등 청약서에서 질문한 사항을 보험사에 사실대로 알려야 하는 의무를 말한다. 보험사는 가입자의 연령과 직업,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위험 수준을 평가하고 보험료와 가입 조건을 결정한다. 이 때문에 보험 가입 시 작성하는 청약서에는 과거 병력이나 치료 이력 등을 묻는 질문이 포함돼 있다. 중요한 사실을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알리지 않았다면 보험계약이 해지되거나 보험금 지급이 거절될 수 있다.보험 가입을 앞두고 있다면 '3개월·1년·5년'이라는 기간을 기억해두는 것이 좋다. 일반적인 보험 청약서에서는 최근 3개월 이내 질병 진단이나 의심 소견, 치료·입원·수술·투약 여부 등을 묻는다. 최근 1년 이내에는 의사의 진찰이나 건강검진을 통해 추가검사 또는 재검사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 확인한다. 최근 5년 이내에는 입원·수술, 계속해서 7일 이상 치료하거나 30일 이상 약을 복용한 이력, 암 등 주요 질병의 진단·치료 여부 등을 확인한다. 다만 구체적인 질문과 고지 범위는 보험상품에 따라 차이가 있다.
보험금 부지급 민원도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민원은 각각 9827건, 3만13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0%, 40.5% 증가했다. 이 가운데 보험금 산정 및 지급 관련 민원은 생보사에서 1097건(77.2%), 손보사에서 3415건(29.9%) 늘었다.
'추가검사' 고지 범위는 어디까지?
물론 과거 병력이나 치료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고지 대상에 해당하는지, 알리지 않은 사실과 보험사고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 특히 청약서에 적힌 '질병 의심 소견'이나 '추가검사' 등의 표현을 어떻게 해석할지를 놓고 보험사와 가입자 간 분쟁이 벌어지기도 한다.실제로 보험 가입 전 혈소판 감소 소견으로 골수검사를 받은 가입자가 이후 혈액검사를 권유받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해당 혈액검사가 질병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정밀검사가 아닌, 혈소판 수치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한 추적관찰에 불과하다고 봤다. 이에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보험금 지급을 결정했다.
보험금 지급을 둘러싼 분쟁을 피하려면 가입 전 자신의 진료 이력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과거 진료 내역을 조회하고 건강검진 결과지나 처방전 등을 함께 살펴보면 고지 누락을 줄일 수 있다. 다만 공단 조회 내역에 모든 진료·투약 사실이 표시되는 것은 아니므로 본인이 받은 검사와 치료 이력도 따로 확인해야 한다.
고지 대상인지 애매하다면 보험사에 직접 문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설계사에게 구두로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고지의무를 이행했다고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어 청약서에 정확히 기재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지 대상인지 불분명하다면 임의로 판단하지 말고 보험사에 확인한 뒤 청약서에 기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