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대표적 무허가 판자촌인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발생한 화재가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지면서 주민 100여 명이 거처를 잃었다. 소방 당국은 최고 수준에 가까운 대응 단계를 발령하고 헬기와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총력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27일 소방 당국과 강남구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50분쯤 구룡마을 2지구 내 가건물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발생했다. 불길은 가벼운 가연성 소재로 이뤄진 주택 구조와 강한 바람을 타고 인근 지구로 급격히 확산했다.
화재 초기 구룡산 방향인 서쪽으로 향하던 불길은 바람 방향이 바뀌면서 남쪽 1지구와 3지구, 5지구 및 7지구 인근까지 빠르게 번졌다. 당국은 화재 발생 약 40분 만인 오후 4시 29분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소방 인력 232명과 헬기 6대, 장비 110대를 현장에 즉각 투입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 피해는 없으나, 불길이 마을 핵심 주거지역을 삼키면서 피해 세대는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 강남구청은 이번 화재로 1·2·3지구에서 총 77가구 107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구청 측은 개포중학교와 구룡중학교 체육관에 임시 대피소를 신설해 주민들을 보호하고 있다.
구룡마을은 떡솜과 합판, 비닐 등 화재에 취약한 자재로 지어진 판잣집이 빽빽하게 밀집해 있는 데다 골목이 좁아 소방차 진입이 쉽지 않다.
마을 내 어지럽게 얽힌 LP가스통의 폭발음이 수차례 들리는 등 진화 여건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다. 경찰과 지자체는 인근 도로 통제와 잔여 주민 대피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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