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중국산 소포에 물품별 수수료 부과…전자상거래 통관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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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통상 갈등 중인 중국을 겨냥해 해외 직구 소포에 대해 물품 종류별 취급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27일(현지시간) AFP통신·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EU는 할인 이벤트인 중국 솽스이(광군제·11월 11일)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 27일) 등 연말 쇼핑 대목을 앞두고 다음 달 1일부터 이러한 조치 시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제품 가액과 상관없이 소포에 포함된 물품 종류별로 부과된다. 소포 하나에 모자 5개와 티셔츠 10장이 들어있다면 수수료는 4유로(약 5천922원)가 부과되는 셈이다.
 
해당 수수료는 EU가 7월부터 150유로(약 22만2천원) 미만 소액 소포에 부과 중인 3유로(약 4천441원) 관세에 추가로 부과된다. EU는 3유로 관세 시행 이후 관련 소포 배송이 64%가량 줄었다고 설명했다.
 
3유로 관세는 2년간 한시적으로 이뤄지지만 2유로 수수료는 상시 조치다. 따라서 3유로 관세는 2028년 7월 1일까지 시행될 예정이다. 이후부터는 표준 제품별 관세가 적용된다.
 
한편, EU는 이번 수수료 부과를 통해 급증한 전자상거래 소포의 통관‧검사 비용을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EU로 유입된 저가 전자상거래 물품은 지난해 59억 건으로, 2022년의 4배 수준으로 늘었다.
 
EU는 소포 급증으로 세관 업무 부담이 커진 데다 역내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제품도 유입되고 있다며 통관 관리 강화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이번 수수료는 중국산 제품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EU 역외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되는 소포를 대상으로 하는 조치로, 중국을 포함한 비회원국 상품 전반에 적용된다.
 
다만 EU로 유입되는 저가 소포의 상당수가 중국에서 출발하는 만큼 실제 영향은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AFP에 따르면 작년 EU로 배송된 소액 소포 59억 건 가운데 93% 정도는 중국에서 들어오고 있다.
 
EU는 플랫폼과 판매자 등이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가 이를 상품이나 배송비에 반영할 경우 소비자에게 간접적인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 중국·유럽 관계 연구센터 젠쥔보 주임은 이번 조치를 두고 “‘세관 비용’을 가장한 명백한 보호주의 조치”라며 중국 플랫폼을 겨냥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수수료가 상품 가격에 전가돼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특히 저소득층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U와 중국은 중국산 전기차 관세와 무역 불균형 등을 둘러싸고 통상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EU가 중국산 저가 제품의 유입을 경계하는 가운데 중국은 이를 보호주의라고 비판해왔다. 이번 소포 수수료 부과 역시 양측의 무역 갈등이 전자상거래 분야로 확대되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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