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AI 거품론 속 나스닥 상장 추진…역대 최대 IPO 도전

  • 기업가치 최대 2조달러·1000억달러 조달 목표…11월 상장 추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앤트로픽이 경쟁사 오픈AI보다 먼저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를 위한 증권신고서(S-1)를 제출했다. 앤트로픽은 다음 달 나스닥 시장에 'ANT'라는 종목코드(티커)로 클래스 A 보통주를 상장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공모 주식 수와 희망 공모가 범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앤트로픽이 오는 11월 16일이 포함된 주에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업가치 1조5000억~2조 달러를 인정받아 100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단 목표치가 실현되면 지난 6월 스페이스X가 세운 상장 당시 기업가치 1조7700억 달러와 자금 조달액 750억 달러를 모두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IPO가 된다.

이번 증권신고서를 통해 공개된 앤트로픽의 실적에서는 폭발적인 매출 성장세와 막대한 손실이 동시에 확인됐다.

앤트로픽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62억8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1억6300만 달러)의 약 14배에 달했다. 반면 순손실은 807억4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129억6900만 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다만 순손실 대부분은 실제 현금 유출이 아닌 회계상 평가손실에서 발생했다. 기존 자금 조달 과정에서 발행한 전환사채와 파생상품 등의 공정가치 변동으로 약 724억 달러의 비현금성 비용이 반영됐다.

회계상 영업손실은 6억9300만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21억3500만 달러보다 크게 줄었다. 일회성 비용 등을 제외한 조정 영업이익은 16억1800만 달러를 기록해 반기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앤트로픽은 지난 6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약 1124억 달러와 단기 투자자산 약 193억 달러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AI 모델 개발과 운영에 필요한 컴퓨팅 인프라 투자 부담은 여전히 크다.

AI 기술의 잠재적 위험도 이번 증권신고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앤트로픽은 위험 요인 설명에 약 94쪽을 할애하면서 고도로 발달한 AI가 오용되거나 무기화할 경우 인류에 재앙적이거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사 AI 모델을 악용한 해킹 시도와 자율성이 높은 모델의 예측하기 어려운 행동 등도 위험 요인으로 제시했다. 미국 정부와의 법적 갈등으로 정부 기관에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기업들이 앤트로픽의 AI 사용을 기피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독특한 지배구조도 공개됐다. 앤트로픽 공동창업자 7명은 별도로 설립한 '파운더 LLC'가 보유한 클래스 F 주식 한 주를 통해 일반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의결권 50.1%를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독립 수탁자 5명으로 구성된 장기이익신탁(LTBT)은 클래스 T 주식을 통해 이사회 과반을 선임하거나 해임할 권한을 갖는다. 창업자들의 경영 지배력을 유지하면서도 AI 안전과 장기적인 공익을 고려할 수 있도록 별도의 견제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이번 IPO의 관건은 급성장하는 AI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실제 공모가에 얼마나 반영될지다.

최근 AI 인프라 투자 부담과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이 확산하면서 앤트로픽의 상장 기업가치에 대한 기대도 낮아지는 분위기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5일 일부 기존 투자자와 잠재적 IPO 투자자들이 앤트로픽의 기업가치를 당초 거론됐던 2조 달러보다 낮은 1조5000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앤트로픽이 투자자들에게 공개한 올해 3분기 매출은 168억 달러로 전 분기보다 45% 증가했지만, 2분기의 전 분기 대비 성장률보다 둔화한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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