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김승원 후보자는 어떤가.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은 명쾌하게 해소되지 않았다. 음주운전과 자녀 위장전입 문제도 남았다. 진보성향 시민단체 참여연대는 청문회 직후 “청탁 의혹은 기소유예 상태이나 후보자 주장처럼 ‘공익적 민원 전달에 대한 검찰의 표적수사’로 보기 어렵고, ‘부정청탁’으로 강하게 의심된다”며 “음주운전 전과는 물론, 자녀 위장전입 등은 법률을 준수하고 집행해야 할 법무부 장관으로서 중대한 결격사유”라고 했다.
법무부 장관은 아니지만 2010년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사례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김 후보자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언제 처음 알았는지 등에 대한 설명이 기존 진술과 달라지면서 ‘말 바꾸기’와 ‘위증’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청문회가 끝난 지 나흘 뒤 자진사퇴했다. 당시 김 후보자는 “국민의 믿음이 없으면, 신뢰가 없으면 총리직에 임명돼도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김승원 후보자는 지난 15일 청문회에서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에 등장하는 정인재 부장판사가 속했던 재판부 사건을 변호사 시절 수임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러나 사실과 달랐다. 김 후보자는 2013~2014년 서울고법 민사21부가 심리한 사건의 원고 측 소송대리인이었고, 당시 정 판사는 해당 재판부의 배석판사였다.
여론도 여당과는 다른 모습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4~15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김 후보자 임명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52.1%였다. 찬성은 25.1%에 그쳤다. 더 나아가 무당층의 경우 반대가 54.2%, 찬성은 9.5%에 불과했다.
대통령 지지율이 30%대 중반까지 내려온 상황에서 국민 절반 이상이 반대하는 후보자를 굳이 임명하려면, 적어도 국민을 설득할 이유는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최근 지지율 하락 속에서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주요 현안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다. 청와대 역시 지지율에 담긴 국민의 평가를 “무겁게, 매우 책임 있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김 후보자가 왜 법무부 장관이 돼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런 과정이 없다면 후폭풍은 오롯이 이재명 정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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