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쿄 상업지 땅값, 버블기 이후 최고…건축비 급등에 지방은 주춤

  • 전국 평균 5년 연속 상승…스키 마을 하쿠바 35.6% 올라 1위

  • 방일객 몰린 관광지 급등…오사카 미나미, 7년 만에 오사카권 최고가

도쿄 시부야 거리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도쿄 시부야 거리[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도쿄의 상업지 평균 땅값이 버블기였던 1993년 이후 33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사무실과 호텔 수요가 회복되고 국내외 투자자금이 몰리면서 일본 전국의 평균 땅값도 5년 연속 상승했다. 도쿄 상업지 땅값은 아직 1993년의 1㎡당 418만엔(약 3680만원)에는 못 미치지만, 버블 붕괴 뒤 장기간 이어진 하락세를 딛고 당시 수준에 다가서고 있다. 다만 건축비 급등으로 주택 구매와 재개발이 위축된 지방 대도시에서는 상승세가 둔화해 지역별 온도 차도 뚜렷했다.

1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이 전날 발표한 2026년 기준지가에서 주택지와 상업지 등을 합친 전국 평균 땅값은 지난해보다 1.5% 올랐다. 2023년부터 3년 연속 커지던 상승 폭이 올해는 지난해와 같았다. 상업지는 2.9%, 주택지는 1.0% 상승했다. 권역별로는 주택지와 상업지 등을 합친 평균이 도쿄권 5.4%, 오사카권 3.6%로, 두 지역 모두 지난해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기준지가는 1월 1일 기준인 일본의 '공시지가'와 함께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땅값 지표다. 일본의 광역자치단체인 도도부현이 매년 7월 1일 기준으로 조사하고 국토교통성이 취합해 발표한다. 건물이 없는 빈 땅으로 가정해 값을 매기며 토지 거래 때 참고 지표로 활용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도쿄도 상업지의 평균 땅값은 지난해보다 11.4% 올라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1㎡당 평균 가격은 300만엔(약 2640만원)을 넘어 1993년 이후 33년 만의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닛케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직원들의 사무실 출근이 늘고, 방일 관광객 증가로 호텔과 상가 수요가 커진 데다 국내외 투자자금까지 유입되면서 땅값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상업지뿐 아니라 주택지에서도 도쿄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도쿄도의 주택지 평균 땅값은 5.8% 올라 12년 만에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부유층을 중심으로 아파트 수요도 탄탄하다. 도쿄 23구의 올해 상반기 신축 아파트 평균 가격은 1억4000만엔(약 12억3400만원)을 넘었다.

다만 도쿄에서도 신규 분양 아파트와 달리 기존 아파트 매매시장에서는 과열이 누그러지는 조짐이 나타났다. 닛케이에 따르면 부동산 조사회사 도쿄칸테이가 집계한 도쿄 23구 기존 아파트의 평균 매도 희망가격은 7월에 전달보다 0.1% 내려 두 달 연속 하락했다. 도쿄칸테이는 최근 몇 년간 지나치게 오른 가격이 조정을 받는 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을 감당하지 못한 실수요자가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땅값이 가장 가파르게 오른 곳은 스키 관광지였다. 아사히에 따르면 나가노현 하쿠바무라의 상업지는 35.6% 올라 전국 상업지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홋카이도 후라노시의 주택지도 32.0% 뛰어 전국 주택지 상승률 1위에 올랐다. 상업지 상승률 상위 10곳 중 7곳, 주택지 상위 10곳 중 6곳은 방일 관광객 수요가 땅값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는 엔화 약세로 방일객의 구매력이 커지면서 관광지의 수익성이 높아졌고, 이에 투자 자금도 몰렸다고 설명했다.

오사카에서는 관광 중심지 미나미가 업무 중심지 기타를 제치고 7년 만에 최고가 자리를 되찾았다. 아사히에 따르면 글리코 간판으로 유명한 도톤보리 강변의 '데카에비스바시빌딩' 부지는 1㎡당 2580만엔(약 2억 274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7.1% 올라 오사카권 상업지에서 가장 비싼 땅이 됐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까지는 JR 오사카역 주변인 기타가 1위였다.

반면 지방 주요 도시에서는 상승세가 둔화했다. 아사히에 따르면 삿포로·센다이·히로시마·후쿠오카 4개 도시의 평균 땅값 상승률은 지난해 5.3%에서 올해 4.1%로 낮아졌다.

닛케이는 지방에서는 새 아파트나 상업 시설을 지은 뒤 받을 수 있는 임대료가 도쿄·오사카·나고야 3대 도시권만큼 오르지 않아 개발 업체가 급등한 건축비를 회수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건축비 부담으로 주택 구매를 미루는 사람이 늘었고, 재개발 사업을 중단하거나 연기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JR규슈는 건축비가 약 두 배로 불어나자 2028년 말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던 하카타역 복합빌딩 건설 계획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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