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소속 16개 시·도교육감들은 16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지난 3일 국회에 제출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안'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국회의 충분한 심사를 요구했다.
정부 개편안은 기존 '내국세 연동(20.79%)' 방식을 폐지하고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산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정근식 협의회장(서울시교육감)은 "단순한 산식 변경이 아니라 국가가 교육재원을 어떻게 보장하고 교육자치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에 관한 중대한 문제"라고 규정하며 이번 개편안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반면 교직원 인건비 자연 증가분과 늘봄학교, 유보통합 등 국가 정책사업에 따른 필수 지출은 3조 1400억 원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교육재정은 심각한 마이너스 상태에 직면할 것이라는 게 교육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교육감들은 정부 개편안의 가장 큰 맹점이 '학생 수 감소=교육비 감소'라는 단순한 경제 논리라고 지적했다. 학생 수가 줄더라도 신도시 과밀학급과 농어촌 과소 학교를 유지하기 위한 학교 및 학급 유지비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감들은 40년 이상 된 노후 학교 시설 개선, 늘어나는 특수교육 및 다문화 학생 지원, 기초학력 보장, 학생 마음건강 지원, AI(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 도입 등 폭증하는 신규 교육 수요를 언급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 교육감은 "새 산식에는 인건비와 학교 운영비, 증가하는 교육 수요를 반영해 재원을 보정하는 장치가 전혀 없다"며 "그 부담은 교육 활동 위축과 교육 격차 확대로 이어지고,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먼저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학생 수 감소는 교육재정을 줄일 이유가 아니라,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더 나은 교육을 세심하게 제공할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협의회는 국회를 향해 강력한 세 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첫째, 현행법 대비 교육재원 감소 규모와 그것이 교육자치에 미치는 영향을 철저히 검증할 것을 촉구했다. 기준금액 산출 내역과 학령인구 변화율 35% 반영의 객관적 근거를 명백히 밝히고, 증가하는 교육 수요를 반영할 수 있는 증액 보정 장치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이번 개편이 미래대응기금, 교육세 배분, 지방재정 개편과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교육위원회 단독이 아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원회가 공동 협의의 장을 열어 전체 재정 구조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협의회는 해당 법안을 세입예산안 부수 법률안 지정에서 제외해 줄 것을 국회의장에게 공식 요청했다. 단기적인 예산안 처리 일정(자동 부의)에 쫓겨 충분한 심사 없이 법안이 날림 통과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정 교육감은 "55년간 교육재정의 근간이 되어 온 제도를 바꾸려면, 새로운 제도가 아이들의 교육을 지금보다 더 안정적으로 보장할 수 있다는 충분한 근거와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국회의 책임 있는 판단과 대안 마련을 거듭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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