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파업 피했지만…'통상임금 산정' 불씨 여전

  • 12시간 마라톤 협상 후 임금 3.2%↑…통상시급 기준 논의 또 유예

  • 오세훈 "노동자 권리 보장하되 재정 감당할 수 있는 체계 마련해야"

서울 시내버스 노사의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타결된 16일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서 시내버스가 정상 운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버스 노사의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타결된 16일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서 시내버스가 정상 운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버스 운행이 8개월 만에 또다시 중단되는 파국은 피했다. 하지만 가장 큰 쟁점이던 통상임금 산정 기준 시간 문제는 뒤로 미뤄지면서 노사 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서울시 버스노동조합과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은 12시간 가까이 협상을 벌인 끝에 16일 오전 1시 50분경 서울지방노동위원회 2차 조정 회의에서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조정안에 최종 합의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이날 첫차부터 예고했던 파업을 철회하고 전 노선 정상 운행에 들어갔다.

이날 협의에서 노사 양측은 2026년도 임금을 3.2% 인상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임금 인상률(2.9%)보다 0.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다만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통상임금 산정 기준 시간에 대한 내용은 이번 합의에서 제외됐다. 

노사 양측은 연말로 예정된 대법원의 운수 회사 통상임금 산정 기준 관련 판결이 나오면 그에 따라 산정 기준을 정하기로 했다.

서울시 버스조합 64개사 소송은 오는 12월 4일부터 줄줄이 선고가 예정돼 있어 연말 대법원 판결에 따라 또다시 노사 간 대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상임금 문제로 파업 직전까지 갔던 노사 간 충돌이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노조는 줄곧 통상임금 산정 기준 시간에 대해 월 176시간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과 서울시는 노사 간 약정근로시간 등을 고려해 230시간을 적용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통상임금을 계산할 땐 월급을 기준근로시간으로 나눠서 계산하는데, 기준근로시간이 짧을수록 시간당 통상임금이 높아져 연장·휴일근로수당 등 각종 수당과 전체 인건비에도 영향을 준다.  

사업자 측은 노조 요구를 그대로 반영하면 통상임금 인상분(16.44%)과 시급 추가 인상분이 더해져 9호봉 기준 기사의 연봉이 기존 6870만원에서 약 8509만원으로 뛴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해마다 5000억원 이상의 시 재정이 추가 투입돼 준공영제 유지가 어렵다고 주장한다. 

현재 서울 시내버스는 서울시가 매년 발생하는 적자분을 세금으로 지원하는 준공영제로 운영되고 있다. 노조 측의 통상임금 관련 요구를 받아들이면 약 2000억원의 추가 부담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파업 논의를 계기로 현재의 준공영제를 사전확정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서울시는 2024년 버스 준공영제 20주년 혁신 방안을 발표하면서 운송수지 적자분을 정산 후에 전액 보전하던 현행 준공영제 기반인 '사후정산제'를 다음해 총수입과 총비용을 미리 정해 그 차액만큼만 지원하는 '사전확정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사전확정제로 제도가 변경되면 행정 비용 감소와 함께 대출이자 등 연간 최대 180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번 노사 합의 직후 "충분한 협상이 진행되기도 전에 일방적으로 시한을 정하고 전면 파업부터 예고하는 행태를 결코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며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는 충실히 보장하되 시민이 납득할 수 있고 서울시 재정도 감당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운영 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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