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란전 장기화에 부담 커진 트럼프…우방·동맹에 다시 '청구서'

  • 트럼프 "도움 안 준 국가들 전쟁 끝나면 배상해야"

  • 전쟁비용 380억달러…요격탄 재고 절반 이상 소진

  • 美 경유값 사상 최고…공화당서 수출 금지론까지 등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이란 전쟁 장기화로 미국의 재정·군사적 부담과 고유가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방과 동맹국을 향한 압박 수위를 다시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가 흐르고 있다”며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던 세계의 국가들은 이 전쟁이 모두 끝났을 때 배상해야 하며 배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것을 우리나라를 위해서라기보다 다른 국가들을 위해 더 많이 하고 있으며, 여러 세대에 걸쳐 그렇게 해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국가를 지목하지 않았지만,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 제거와 유조선 호위 등 통항 확보 작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해 혜택을 보는 국가들도 비용을 나눠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하는 국가들이 통항 확보에 직접 나서야 한다며 한국과 일본 등에도 역할 확대를 요구해왔다. 특히 지난 4월에는 한국이 미국의 군함 파견 요구에 호응하지 않았다며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이처럼 동맹과 우방을 향한 압박을 다시 꺼내 든 배경에는 7개월째로 접어든 이란 전쟁이 미국에 안기는 비용이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 자리하고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지난 8월 1일까지 이란과의 무력 충돌로 미 국방부가 지출한 비용을 약 380억달러(약 52조원)로 추산했다. 여기에는 전투에서 사용한 탄약과 손실 장비의 교체 비용, 비행시간 증가와 작전·연료 비용 등이 포함됐다.

특히 소모된 탄약을 다시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만 217억달러에 달했고, 이 가운데 미사일 방어 요격탄 교체 비용이 131억달러를 차지했다. 비행시간 증가에 따른 비용도 104억달러, 항공유 비용은 27억달러로 추산됐다.

전쟁이 이어질수록 비용은 더 늘어난다. CBO는 지난 5∼6월처럼 낮은 강도의 충돌이 지속될 경우 매달 20억달러, 지난 7월 수준으로 격화하면 매달 30억달러가 추가로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막대한 탄약 소모로 미국의 군사 대비태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CBO는 지난해 6월 이후 미국이 특정 미사일 방어 요격탄 재고의 절반에서 최대 3분의 2가량을 소진한 것으로 추정했다. 생산 속도를 높이더라도 재고를 다시 채우는 데 최소 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중국처럼 탄도·순항미사일을 대량 보유한 국가와 충돌할 경우 재고 부족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도 미국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CBO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천연가스 수송 감소로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가격이 오르고 운송비 상승이 다른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경유 평균 소매가격이 갤런당 6.2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여당에서도 대응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존 튠 미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경유 수출 금지 방안에 대해 "가격 부담을 낮출 수 있다면 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3일 있을 중간선거 전후로 이란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 전쟁 판도에 변화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에도 올해 안에 전쟁이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종전 이후 휘발유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JD 밴스 부통령 역시 이날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두어 달 뒤에는 상당히 다른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며 중간선거 직후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망에 동의했다. 다만 밴스 부통령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재래식 군사력을 무력화하는 "첫 번째 단계는 끝났다"면서도 앞으로는 이란이 군사력을 재건하지 못하도록 하는 두 번째 단계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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