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넘어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하지만 45년 전 미국에서는 지금의 두 배를 훌쩍 넘는 금리도 낯설지 않았다.
15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03%까지 올랐다. 최근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 미국의 재정·국채 공급 부담 등이 장기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5%가 극단적인 고금리는 아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FRED)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의 연평균은 1980년 11.43%에서 1981년 13.92%로 뛰었다.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1982년에도 13.01%를 기록할 만큼 높은 수준이 이어졌다.
당시는 1970년대부터 이어진 고물가를 잡기 위해 폴 볼커 연준 의장이 강도 높은 긴축에 나서던 시기다. 연준의 긴축 속에 연방기금금리는 1980년 말과 1981년 중반 20%에 육박했고, 10년물 국채금리도 1981년 가을 월평균 15%를 넘었다. 이후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장기금리도 하락 흐름으로 돌아섰다.
장기적으로 금리는 하락 추세를 보였다. 10년물 연평균 금리는 1990년 8.55%, 2000년 6.03%로 내려갔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연준의 제로금리 정책과 대규모 자산매입이 더해지면서 2012년 1.80%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충격이 덮친 2020년에는 연평균 0.89%까지 낮아졌다. 연준의 장기채 매입이 10년물 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냈다는 분석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분위기는 달라졌다. 공급망 차질과 물가 급등, 이에 대응한 연준의 긴축 등의 영향으로 10년물 연평균 금리는 2022년 2.95%, 2023년 3.96%, 2024년 4.21%, 지난해 4.29%로 상승했다. 최근에는 고유가가 다시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우려를 키우면서 5%선까지 올라섰다.
1980년대와 현재의 금리 수준을 숫자만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수십 년간의 금리 하락과 초저금리를 거치며 미국의 부채 여건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FRED에 따르면 공공 보유 연방부채(debt held by the public)는 1981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의 24.76%였지만 올해 1분기에는 98.71%까지 높아졌다. 높은 금리가 오래 이어질수록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를 더 높은 금리로 차환해야 하는 부담도 커진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연방정부의 순이자지출이 올해 약 1조달러로 GDP의 3.3%에 달하고, 2036년에는 2조1000억달러·GDP의 4.6%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10년물 금리는 모기지와 자동차대출, 회사채 등 미국 경제 전반의 자금조달 비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5%는 역사적으로 낯선 수준의 금리가 아니다. 다만 과거보다 연방정부 부채가 크게 늘어난 데다 장기간의 저금리에 익숙해진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전반에 금리 상승의 파급효과가 미치는 만큼, 같은 5%라도 과거와 지금의 무게는 다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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