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간선거 직후 종전' 낙관에도…이란은 장기전 대비"

  • 블룸버그통신 보도

  • 이란 고위 당국자 "전쟁은 국가 존립 문제…물러설 선택지 없어"

  • "지난 4월 이후 군사력 재건…장기전 치를 미사일 충분"

 반미 선전 광고판 사진EPA연합뉴스
반미 선전 광고판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 직후 이란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란 지도부는 미국의 압박에 물러서기보다 장기전에 대비하며 군사적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란의 한 고위 당국자는 미국의 해상 봉쇄와 이란 유조선 공격으로 경제적 피해가 커지고 있지만 이란 지도부는 미국과의 전쟁을 국가 존립이 걸린 문제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란이 미국의 압박에 물러설 뜻이 없다며 지도부가 전투를 계속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거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이란이 더는 버틸 수 없어 전쟁이 조만간 끝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배치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거가 끝나자마자 전쟁이 끝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들(이란)이 더는 버틸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은 장기전에 대비해 군사 역량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지난 4월 가장 격렬했던 교전이 끝난 뒤 군사력을 재건해왔으며 장기간 전쟁을 이어갈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미사일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지도부 내부에서는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오히려 군사적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도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나 에스판디아리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연구원은 "이란 지도부 상당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위협과 확전에만 반응한다고 믿고 있다"며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전쟁이 격화하는 데 미국이 더욱 민감하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란은 최근 대미 군사 대응 수위를 높이겠다는 신호를 잇달아 보내고 있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이번 주 미군 함정과 기지에 대한 군사 태세가 "근본적으로 재조정됐다"고 밝혔고,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도 "비례적 대응의 시대는 끝났다"고 경고했다.

이 와중에 미국과 이란 간 무력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미국은 최근 이란의 공격에 대응해 유조선 5척을 파괴했고, 이란도 요르단 내 미군 기지 등을 공격하며 맞섰다.

미국은 유가 상승과 요격미사일 소진 등을 고려해 전면전보다는 해상 봉쇄와 제재를 통한 경제 압박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고수하며 미국의 압박에 맞서고 있다.

다만 이란 역시 해상 봉쇄로 원유 수출과 수입이 막히면서 물가상승률이 90%에 육박하는 등 경제적 타격도 커지고 있다. 이란 고위 당국자도 경제적 고통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이란 지도부는 미국이 향후 이란을 다시 공격하는 것을 주저할 정도로 충분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고 보고 있어 당분간 전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에스판디아리는 "이란 정치 엘리트들은 확전에 나설지, 현 상태에서 버틸지를 놓고 논쟁하고 있다"면서도 "이란은 미국의 조치에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보복할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미국에 더 큰 비용을 부과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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