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철 목포대 총장, 국립의대 탈락 책임지고 사의…"지역 정치권도 책임지는 모습 보여야"

  • 36년 숙원 좌절에 "결과 책임은 총장인 나에게"…백의종군 선언

  • 최종 점수 차 1.3점…평가 전문성·검증 절차에는 강한 문제 제기

  • 목포지역 "사즉생 각오로 뛰고 결과에 책임진 총장…정치권도 본받아야"

  • 서부권 의료공백 대책 촉구…"직책 내려놔도 지역 위한 역할 계속"

국립목포대학교는 이재명 정부가 전라남도 국립의과대학 정원을 2030년까지 100명으로 확정한 데 대해 깊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사진국립목포대
국립목포대학교 70주년 기념관.[사진=국립목포대]
 

국립목포대학교 송하철 총장이 전남 국립의과대학 후보 대학 선정에서 목포대가 탈락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총장직 사의를 표명했다.

특히 36년간 이어진 전남 서부권의 국립의대 유치 염원이 좌절된 상황에서 송 총장이 결과에 대한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역 정치권 역시 그동안 어떤 역할을 했는지 되돌아보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송하철 총장은 31일 입장문을 통해 “3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국립목포대학교의 의과대학 설립을 믿고 응원해 주신 목포 시민과 전남 서부권 주민들의 여망에 부응하지 못한 결과에 총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총장인 저에게 있다. 무거운 책임을 지고 총장직 사의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송 총장은 지난 3년간 의대 설립을 위해 대학의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의대 설립에 필요한 교육과정과 교육시설, 교원 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교육병원과 임상교육 체계 구축을 준비하는 등 단순한 유치 구호를 넘어 실제 의과대학 설립·운영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강화된 의대 설립과 인증 평가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를 모두 해소해 최선의 계획을 수립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부분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순천대와의 경쟁 과정에서도 목포대만의 이해관계를 앞세우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옛 전라남도의 정책 기조에 협력하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이후에도 지역 내부 갈등으로 국립의대 신설이라는 대의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통합특별시의 정책과 절차에 협조했다고 설명했다.

대학 통합을 포함해 목포대로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논의에까지 참여한 것도 전남 전체의 의료격차를 해소하고 30년 넘게 이어진 국립의대 숙원을 마무리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송 총장은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평가 과정에 대해서는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두 대학의 최종 점수 차이가 불과 1.3점에 그친 상황에서 지역의 수십 년 숙원과 두 대학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대한 평가가 충분한 계획서 검증과 사전 설명 없이 진행됐다는 주장이다.

송 총장은 “전문성도 검증되지 않은 평가위원들을 소집해 짧은 시간 내에 평가가 진행됐다는 점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결과를 존중하는 것과 평가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는 다른 문제”라고 밝혔다.

송 총장의 사의 표명을 두고 목포지역에서는 정치권을 향한 보다 강한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목포지역 소씨(56)는 “송 총장은 지난 3년 동안 국립의대 유치를 위해 사실상 사즉생의 각오로 대학의 역량을 쏟아부었고,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자 누구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않고 자신이 책임지겠다며 총장직까지 내려놓겠다고 했다”며 “지역의 36년 숙원이 무너졌는데도 정치권이 서로 책임을 미루거나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총장 한 사람에게만 책임을 물을 일이 아니다. 지역 국회의원과 정치권도 국립의대 유치를 위해 그동안 무엇을 했고, 결정적인 순간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지역민에게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며 “자리를 지키는 것이 책임지는 정치가 아니다. 송 총장이 보여준 책임지는 자세를 지역 정치권도 본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지역민 이씨(59)는 “대학 총장은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며 직을 내려놓는데 정작 지역의 미래와 주민의 생명권을 책임져야 할 정치권에서는 아직 그에 상응하는 책임 있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주민들이 느끼는 허탈감”이라며 “이제라도 정치권이 유불리를 따지기보다 서부권 의료공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행동으로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 총장 역시 이번 국립의대 문제의 본질이 대학 간 경쟁이나 대학 발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전남 서부권의 의료불평등 해소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전남 서부권 주민들이 언제까지 거주 지역 때문에 생명과 건강의 불평등을 감수해야 하느냐는 절박한 문제였다”며 “인구나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이 그 부족함 때문에 의대 설립 경쟁에서도 뒤처지고 다시 의료 취약지역으로 남는 악순환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국립의대 후보 대학에서 제외된 전남 서부권의 의료공백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지, 필수·중증 의료체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송 총장은 “국립목포대가 이번 결과를 딛고 더 강한 대학으로 일어서고, 전남 서부권 주민들이 어디에 살든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날까지 제가 할 수 있는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이어 “총장이라는 자리에서는 내려오지만 국립목포대학교와 전남 서부권을 위한 제 역할까지 내려놓지는 않겠다”며 “직책을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총장의 사의 표명으로 국립의대 후보 대학 선정 결과를 둘러싼 논란은 대학 차원을 넘어 지역 정치권의 책임론과 전남 서부권 의료공백 대책을 요구하는 문제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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