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국유재산 1403조원 활용…노후청사 200곳 개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재정경제부 사진김유진 기자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재정경제부. [사진=김유진 기자]
정부가 1400조원대 국유재산을 적극적으로 개발·활용해 국부를 늘리고 국민에게 환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노후 공공청사와 유휴 국유지를 주거·생활 인프라로 개발하는 한편 민간 자금과 국유재산관리기금을 활용해 개발 범위를 넓힌다. 

재정경제부는 20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제29차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2027년도 국유재산종합계획을 의결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유재산은 1403조원 규모다. 정부는 국유재산의 가치와 활용도를 높여 국부를 창출하고 성과를 국민에게 환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먼저 2027년부터 지역의 노후 청·관사 약 200곳을 복합개발한다. 전체 청·관사 7547곳 가운데 30년을 넘긴 건물은 2119곳으로 28.1%에 달한다. 기존 국유재산관리기금 중심의 개발에서 벗어나 위탁·신탁·민간참여 개발 등으로 방식을 변경한다.

정부는 지역별 수요를 반영해 청사와 함께 근린생활시설이나 생활 사회적간접자본(SOC) 등을 넣는 복합개발을 추진한다. 재경부 관계자는 사전 브리핑을 통해 지역사회가 필요한 시설을 함께 개발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년주택이나 도서관 등도 지역 수요에 따라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원도 기존 방식에서 확대한다. 정부는 국유재산관리기금으로 공공청사를 새로 짓는 기존 사업과 별도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정부 보유 출자지분 등을 출자해 자본 여력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추가 개발에 나서는 방안을 추진한다. 재경부 관계자는 "기금 여력이 한꺼번에 모든 노후 청사를 개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민간과 공공의 자금을 활용해 개발 공간을 넓히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번 대책에는 민간 장기대부 개발도 담겼다. 사업성이 좋은 국유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대신 국가가 토지 소유권을 유지하면서 장기간 빌려주고 민간의 자금과 아이디어로 개발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민간이 개발 과정에서 수익을 내는 것을 허용하되 공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이나 수익이 민간에만 돌아가는 방식은 사업계획 협의 과정에서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인 후보지가 서울 성동구의 옛 서울경찰청 기마대 부지다. 정부는 이곳을 민간 장기대부 방식으로 개발해 청년주택뿐 아니라 오피스와 근린생활시설 등을 함께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제시됐던 청년주택 400호는 사업계획 과정에서 변경될 수 있으며, 현재는 청년주택 260호 수준을 포함한 복합개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유휴 국유지를 활용한 주거 공급도 속도를 낸다. 정부는 1·29 대책에서 발표한 청년·신혼부부 공공주택 2만8000호를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착공하기 위해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와 설계·인허가 등 행정절차를 줄이기로 했다. 서울 구로와 세종 등에는 청년기숙사 약 2000호를 공급하고 부산 등에는 시니어 레지던스를 시범 공급한다.

국유재산을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활용한다. 인공지능(AI)·반도체·신재생에너지 등 국가전략산업에는 국유재산 사용료 감경과 장기대부 등 특례를 지원한다. 반면 자체 부담 능력이 충분한 공공기관 등에 대한 특례는 존치평가를 통해 정비한다.

국유재산관리기금의 운용 방식도 손질한다. 약 3조원 규모의 기금에서 주식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연기금 투자풀 등을 활용해 AI·반도체 등 전략산업에 장기자본을 공급한다. 정부 보유 출자기관 지분과 물납주식 20조원은 한국판 전략형 국부펀드에 출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밖에 정부는 국가자산기본법을 제정하고 국가자산 통합 데이터베이스와 국유재산 관리·개발에 특화한 AI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2026~2028년 3년간 590만 필지를 전수조사하고 2029년부터는 기존 5년 주기의 조사를 매년 실시한다. 무단점유에 대한 변상금 요율은 현행 120%에서 최대 200%로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구 부총리는 "국가가 보유한 자산은 미래성장과 국민 삶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자산으로 적극 활용해 나가야 한다"며 "국유재산의 가치를 높여 국부를 창출하고 그 성과를 다시 국민에게 돌려드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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