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판보다 중요한 '첫 집·첫 학교'…새만금 수변도시 인프라가 성패 가른다

  • 의료·교통은 구체화 전 단계…산업·주거·생활SOC 입주 시차 줄여야

  • 세종도 학교·병원 부족으로 몸살…초기부터 생활 기반 갖춰야

  • "정주여건 인프라 형성돼야 장기적 산업집적도 가능"

새만금 수변도시 조감도 사진새만금개발공사
새만금 수변도시 조감도 [사진=새만금개발공사]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가 첫 분양 ‘완판’ 다음으로 넘어야 할 문턱은 거주 인프라 조성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의 9조원 투자를 계기로 기업과 근로자 유입 가능성이 커진 만큼 산업시설과 정주 인프라 간에 시간차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도시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18일 새만금개발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오는 9월 수변도시 단독주택용지 45필지를 후속 공급하고, 2027년부터 공동주택용지 공급을 준비한다. 지난해에는 단독주택용지 67필지와 근린생활시설용지 2필지가 공급공고 31일 만에 모두 팔렸다.
 
다만 토지 완판이 곧바로 인구 유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수변도시는 기반시설 공사가 끝나야 주택 건설과 입주가 가능하다. 단독주택뿐 아니라 다수 근로자를 수용할 아파트와 상업시설, 교육·의료·교통시설이 비슷한 시기에 갖춰져야 실제 도시로 기능할 수 있다.
 
정주 인프라 가운데 가장 구체적으로 추진되는 시설은 외국교육기관이다. 공사는 해외에서 근무한 뒤 귀국한 임직원과 외국인 근로자 자녀가 다닐 수 있는 유치원·초·중·고교 통합 교육기관을 2030년까지 개교할 계획이다. 학교 건축비로 826억원을 반영했으며 다음 달에는 호주 학교 운영법인을 찾아 업무협약(MOU)을 맺을 예정이다.
 
다만 학교 개교를 두고 과제는 여전한 상태다. 학교 건립은 공사가 맡을 수 있지만 개교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운영 적자를 누가 부담할지 정해지지 않았다. 공사는 전북도와 장기간 운영 지원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학교법인 선정과 재원 분담, 행정 절차를 계획대로 마쳐야 2030년 개교가 가능하다.
 
의료와 교통 인프라 역시 아직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다. 공사는 원광대학교와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MOU를 맺었지만 병원 규모와 건립 시기 등 구체적인 계획은 마련하지 못했다. 대중교통 역시 김제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인공지능(AI) 기반 교통체계를 논의하고 있으나 노선이나 운행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권인택 새만금개발공사 미래사업본부장은 “기존 광역도시와 떨어진 곳에 교육·의료·교통시설을 새로 갖추는 것은 쉽지 않다”며 “이들 시설이 준비돼야 수변도시가 글로벌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 역시 초기 개발 과정에서 주택과 정부청사 입주보다 학교·병원·대중교통 확충이 늦어지면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학생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학교를 추가로 세워야 했고 병원과 약국 부족, 교통 혼잡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후 버스 노선과 의료시설 등이 단계적으로 확충되면서 정주여건이 개선됐다.
 
새만금은 기존 도심과 떨어진 대규모 매립지에 도시를 처음부터 조성한다는 점에서 생활 인프라의 적기 공급이 더욱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자칫 초기 입주자가 적다는 이유로 학교와 병원, 대중교통 공급을 늦추면 불편한 정주여건 때문에 인구 유입이 다시 지연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산업시설 입주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주택 입주, 학교 개교, 병원·교통망 구축 시기를 하나의 일정표로 묶어 추진해야 ‘기업만 있고 사람이 살지 않는 도시’를 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새만금을 지속 가능한 도시로 만들려면 무엇보다 지역에 특화된 산업을 유치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며 “산업을 중심으로 인구가 모이고 근로자의 가처분소득이 늘어나야 생활 인프라 확충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주여건 등 기초 인프라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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